영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포스터
영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포스터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는 관객은 물론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영화이다.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갖췄다는 뜻이겠다. 범죄영화이자 스릴러이다. 복수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한 편의 영화이지만 전형성을 갖춘 주인공 세 명을 잘 배치하여 유기적 호응과 갈등을 이루게 하였고 당대의 현실을 적시하며 정의에 관한 보편적 논쟁거리를 던졌다는 측면에서 영화 여러 편을 합쳐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그만큼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연출이 탁월했다는 뜻이겠다.

영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스틸컷
영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스틸컷

영화가 다루는 내용 중 두드러진 것이 '정의'이다. 이 영화에서 윤리학에서 다루는 정의의 오랜 논쟁이 모두 소환된다. 시사 수준에서는 사법적 정의의 본질과 한계를 거론한다. 알레한드로는 정의로운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정의는 사법 영역에서 벗어난다.

이에는 이를 부르짖는 고래의 탈리오 법칙을 따른다. 알레한드로와 케이트가 공감한 대역은, 비록 방법론에 차이가 있었지만 두 사람이 모두 정의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 자세에서 발견되지 않을까.

세 가지의 정의론이 제시되었지만 결론적으로 영화 속 그곳에서 정의는 실현되지 않았다. 다만 복수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실체만으로 따지면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는 복수영화이다. 영화가 그린 복수의 문법은 기존 할리우드 복수서사와 다를 게 별로 없지만 그럼에도 다르게 느껴지는 게 이 영화의 매력이다.

개봉 : 2015
감독 : 드니 빌뇌브
출연 : 에밀리 블런트, 베니치오 델 토로, 조슈 브롤린, 빅터 가버
상영시간 : 121분
상영등급 : 청소년관람불가

안치용 carmine.draco@gmail.com 영화평론가 겸 인문학자로 읽고 쓰는 일을 하며 산다. 흔히 한국CSR연구소 소장으로 소개된다. 지속가능저널 발행인,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KSRN) 집행위원장,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 이사장 등의 직책을 함께 수행한다. 언론⋅연구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 및 사회책임 의제를 확산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힘을 보태는 한편 지속가능바람청년학교, 대한민국지속가능청소년단 등을 운영하면서 대학생⋅청소년들과 미래 의제를 토론하고 있다. 가천대 경희대 카이스트 한국외대 등에서 비전임교원으로 경영학과 언론학, 글쓰기를 가르쳤다. 경향신문에서 경제⋅산업부 국제부 문화부 기자로 22년을 일했다. 학부는 문학, 석사는 경제학, 박사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지금은 한신대 신학대학원에 다니면서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원. <선거파업> <한국자본권력의 불량한 역사> 등 30권 가까운 저⋅역서가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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