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화재 발생에 7만7000대 배터리 전량 교체 가닥
1조원 투입 예상...배터리 공급사 LG에너지솔루션과 분담

현대차가 자사의 주력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의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리콜까지 감행했으나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차량 화재에 따른 조치다.

이번달 국토교통부의 사고원인 조사 발표에 따라 배터리 제작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비용 분담에 대한 조율 과정이 남아있지만 배터리 시스템 전량 교체는 내부적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나 일렉트릭은 잇따른 화재로 현대차의 골머리를 앓게 했다. 지난 2018년 5월을 시작으로 총 15번의 화재가 발생했다. 현대차가 전용 플랫폼(E-GMP) 전기차 공개를 앞둔 상황에서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 역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특히 최근인 1월 23일에 발생했던 화재는 더욱 문제가 심각했다. 대구의 한 택시회사에 설치된 공용 전기차 충전기로 충전 중이던 코나 일렉트릭의 하부 배터리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 차량은 화재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이미 리콜 조치를 받은 차량이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전 세계에 판매된 코나 일렉트릭 7만7000여대(국내 2만5564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리콜에 나선 바 있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그레이드해 충전 민감도를 높이고 배터리셀 사이 전압 편차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배터리를 교체해 주고 있다.

현대차가 자사의 주력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의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리콜까지 감행했으나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차량 화재에 따른 조치다.
현대차가 자사의 주력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의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리콜까지 감행했으나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차량 화재에 따른 조치다.

당시 현대차는 이 방법으로 해결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다시 화재가 발생하면서 이 자신감이 무색하게 된 것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현대차의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다. 가장 많은 전기차 국고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이른바 가성비로 큰 인기를 모아 지난해 테슬라 ‘모델 3’(1만1003대)에 이어 판매량 2위(8806대)를 기록했다.

많이 팔린 만큼 이런 치명적인 결함은 현대차의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으로 돌아오게 된다. 올해를 ‘전기차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현대차의 계획에 큰 차질을 불러올 수 있다.

이에 현대차는 시장 규정에 따른 행정 대응 수준을 넘어 도의상의 책임과 전기차 리더로서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배터리 전량 교체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배터리 교체 결단에 1조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교체 대상 차량은 2017년 9월부터 2020년 3월 제작된 코나 일렉트릭 7만7000대이며 비용은 국토부 결과 발표 등을 고려해 LG에너지솔루션과 조율을 통해 부담을 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 배터리 수급과 작업 시간 등의 현실적인 면을 고려하면 7만대가 넘는 차량의 배터리 전량 교체까지 최소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자진 리콜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결단이 현대차의 ‘전기차 원년’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매우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호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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