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길윤웅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 "체력배터리가 10%밖에 남지 않았다면?"

발행일시 : 2021-05-28 17:50
길윤웅 작가 <길윤웅 작가>

유튜브 영상은 알고리즘이다. 이전에 본 영상과 연관한 콘텐츠를 노출시켜 클릭을 유도한다. 영상 시청 시간과 좋아요, 구독과 같은 활동을 기반으로 이용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몰고 가는 듯한 유튜브의 서비스가 때로는 불편하다. 검색 기록을 지우기도 하지만, 그냥 두면 내가 본 것들, 볼 것 같은 것들을 보여준다.
 
유튜브를 통해 강연 영상을 보다 소아정신과 의사 지나영의 영상이 추천 영상으로 올라와 관심 있게 봤다. 유튜버 ‘신사임당’에 출연한 그의 영상을 보고, 그가 쓴 책, <마음이 흐르는 대로>도 같이 한 번 들여다봤다. 이 책에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병의 시작과 병병 진단 과정, 정신과 의사로 살아온 이야기들을 담았다. 개인의 삶은 물론 부모님의 일과 생활에 대한 이야기까지 거침없다. 숨기거나 가리는 것보다 드러내는 것이 ‘치유’를 위한 더 빠른 길임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하다.
 
<마음이 흐르는 대로>는 환자들의 고통을 상담하고 치료하는 과정 중에 본인이 병을 얻으며 진짜 의사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소감문이다. 그는 이 책에서 걱정과 두려움에 일을 주저하기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에 나를 가두기보다는 그 벽을 깨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첫 번째 가이드는 가만히 있지 말고 일단 점프해보라는 것이다. 무모하게 보였던 그의 미국행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가.
 
“그러니 내가 열정을 가진 일 또는 가보고 싶은 길이 있으면 한 번 사는 인생, 너무 걱정하며 실패할 확률만 재고 있기보다는 한번 가보는 거다. 고생하고 실패하는 건 인생의 훈장이지 낙인 딱지가 아니다. 또 그 길에 상상도 못 한 경험과 보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188쪽
 
얼마 전 일을 하다 허리를 다쳤다. 의사는 두 달간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럴 상황이 아니다. 병원에 가만히 누워 있으라니 어떻게 하란 말인가. 대체할 수 없는 일이 많다. 아파 누워 있는 동안 누가 일을 다시 주겠나. 입원하라는 말도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의사는 보조 기구까지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평상시 느끼지 못하던 것들이 소중하게 다가왔다. 쉽게 할 수 있는 것조차 제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니 답답했다. 내가 생각해도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들어 올리려고 했다. 아프고 나니 조심성 없는 나의 행동에 후회가 밀려왔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계획을 세우지만, 인생은 예정에 없는 일들이 그렇게 끼어들어 길을 만든다.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은 정신과 의사의 삶을 통해 어떻게 오늘 주어진 시간을 써야 할지 생각했다. 모든 일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결국 건강이라는 것을.
 
그가 말했다. 병이 오고 나서야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누렸다고 했다. 그 말에 동의한다. 그가 우리에게 묻는다. “만약 우리 몸의 체력 배터리가 10%밖에 남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누구에게나 다가올 그 시간을 위해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묻는다.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는지, 하고 싶지 않은 일에 ‘아니오’라고 말을 하고 있는지.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에 더 시간을 쏟고 있는지.
 
책임감을 갖고 주어진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그 일을 하는지, 그 일이 인생길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질문하지 않는다면 발전은 없다. 어떤 상황이 줘도 응용할 수 있는 훈련이 된 사람과 수동적인 태도로 임하는 사람의 삶의 질은 다르다. ​
 
길윤웅 yunung.kil@gmail.com 필자는 IT전문 잡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한글과컴퓨터 인터넷 사업부를 거쳐 콘텐츠 제휴와 마케팅 등의 업무를 진행했다. 디자인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교육과 제작 활동에 관심을 갖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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