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지털화폐 상용화 위한 암호화폐 규제
2017년 중국 규제에 80% 폭락한 경험 있어
데드크로스 발생...10% 추가 하락 전망도

지난 2018년말, 중국의 규제에 의해 비트코인 가격이 500만원대로 급락하기도 했었다. 사진 = 뉴스1
지난 2018년말, 중국의 규제에 의해 비트코인 가격이 500만원대로 급락하기도 했었다. 사진 = 뉴스1

중국발 악재로 비트코인이 10% 가까이 급락하는 등 암호화폐(가상화폐)가 일제히 폭락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 위안 상용화에 앞서 비트코인 등 민간 가상자산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업체 90%가 문을 닫았다고 보고했다.

중국 정부는 탄소 배출 저감을 주된 이유로 제시했지만, 수력발전 비율이 높은 쓰촨성까지 전면 폐쇄 조치에 돌입하면서 탄소 배출 저감 보다는 디지털 위안 상용화를 위한 규제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로써 사실상 중국에서 비트코인을 합법적으로 채굴하는 사업장은 사라지게 됐다.

또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시중은행에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기관 관계자들을 불러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웨탄'(約談)을 진행해 암호화폐 관련 거래를 완벽하게 금지할 것을 명령했다. 중국 내의 암호화폐 생산은 물론 사용도 철저히 금지시킨 것이다.

전 세계 비트코인의 75%를 생산하는 중국의 이와 같은 규제는 비트코인 가격을 급락시켰다.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2일 오전 9시 현재(한국시간 기준) 24시간 전보다 10.70% 급락한 3만157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또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14.10% 폭락한 1941달러를 기록, 2000달러 선이 깨졌으며 카르다노(에이다)는 12.26%, 도지코인은 25.08% 각각 폭락했다.

중국의 규제에 암호화폐 시장이 이렇게 빠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지난 2018년 하락장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7년에도 암호화폐 시장이 급성장하자 ICO(암호화폐공개) 금지 및 거래소 폐쇄 조치를 강행했다. 그러자 2018년 말 비트코인은 무려 80% 하락하는 처참한 결과를 보여준 바 있었다. 이번 중국의 규제 역시 그 당시 상황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위축된 심리가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데드크로스 역시 불안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데드크로스는 주가의 단기이동평균선이 중장기이동평균성을 뚫는 형태로 약세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트코인은 21일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가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비트코인이 마지막으로 데드크로스를 경험한 것은 지난 2019년 11월이다. 당시 비트코인은 데드크로스 이후 한 달 만에 10%가량 폭락해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추가적인 하락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을 위시한 도지코인 등의 암호화폐들이 일론 머스크 등 주요 인물과 기관 등의 지지로 급등했지만 지지철회나 각종 규제 소식들로 인해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였다. 여기에 중국발 악재까지 가세해 도지코인은 결국 이슈화 되기 전이었던 연초 가격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중국의 규제에 대해서는 중국이 일부러 가격을 떨어뜨리고 비트코인을 매수해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음모론’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의 디지털위안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해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하는 만큼 채굴을 다시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암호화폐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할 시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호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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