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과 파운드리 공장 재가동에 힘입어 올 2분기 영업이익 12조5700억원, 매출 63조6700억원에 이르는 실적을 거뒀다.

지난 분기에 예상외로 부진했던 반도체가 살아나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인 6조9300억원을 거둬들였다.

또 비수기였던 생활가전 부문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의 지속으로 호황을 이뤘으며 스마트폰 사업의 비용 절감도 영업익 증진에 큰 보탬이 됐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은 63조6716억원, 영업이익은 12조5667억원이라고 29일 밝혔다. 전년 동기 매출인 53조원과 영업이익 8조1500억원 대비 매출은 20.21%, 영업이익은 54.26% 각각 증가했다. 순이익은 9조6345억원으로 73.44% 늘었으며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60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려 역대 상반기 매출 최대인 128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의 최대실적 효자 부문은 반도체였다. 1분기 예상치 못하게 부진했던 반도체가 살아나면서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2분기 반도체 사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2조7400억원, 6조93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와 비교해 25%, 28% 증가했다.

사업부별로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지속되며 서버와 PC용 중심으로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했고 첨단공정에 따른 원가 절감이 더해져 이익이 늘었다.

하반기 시장에 대해서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일부 부품 공급난에 따른 우려가 이어지고 있으나 모바일 분야에서 5G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고용량화가 지속돼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D램에서는 주력인 15나노 제품과 낸드에서 128단 V낸드 출하량을 늘려 원가경쟁력과 비트 성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디스플레이는 매출액 6조8700억원과 영업이익 1조28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계절적인 비수기로 판매량이 감소됐으나 LCD 가격 상승에다 애플의 일회성 보상금(5000억원 이상 추정)이 포함되며 수익이 늘었다.

대형디스플레이는 QD 라인 전환에 따라 전분기 대비 매출은 감소했으나 TV와 모니터 패널 가격 상승으로 이익률은 개선됐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서는 1분기에 정전 사태로 셧다운 됐던 미국 오스틴 공장의 조기 정상화를 통해 실적 영향을 최소화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파운드리 시장은 5G 보급 가속화, 재택근무 트렌드와 고객사 재고 확보 노력 등이 지속돼 전반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시설투자로 반도체 12조5억000원, 디스플레이 6000억원 등 총 13조6000억원을 집행했다. 상반기 누계로는 23조3000억원이 투입됐다. 이중 20조9000억원이 반도체 시설 투자금액이다.

소비자가전(CE)부문은 2분기에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비스포크 등 생활가전 부문이 선전하면서 13조4000억원의 매출액과 1조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TV 시장에선 비수기로 수요가 직전 분기보다 하락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늘었다. 올해 새로 출시한 Neo QLED TV는 2분기부터 판매가 본격화 돼 실적을 이끌 예정이다.

스마트폰을 전담하는 IM부문에서는 2분기 매출 22조6700억원과 영업이익 3조2400억원을 달성했다. 2분기 모바일 시장은 계절적 비수기가 이어진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분기 대비 시장 규모가 줄었지만 3분기 폴더블폰 신모델을 출시해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8월 11일 폴더블폰 언팩을 진행한다.

인도·베트남 등지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 감소와 생산 차질 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원가구조 개선, 마케팅 효율화 등으로 작년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는 3분기에도 호실적으로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인텔이나 애플 등 고객사의 CPU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관련 일부 부품의 공급 차질 등의 불확실성은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호 기자 dlghcap@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