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 앱 플랫폼 확산과 앱 스토어 생태계 구축에 전념
음악·영상·보험 등 차량 앱 구독경제 구현...실적 보일 것”

황도연 오비고 대표.
황도연 오비고 대표.

“스마트카라는 거대한 물결의 개화는 곧 열릴 머지않은 미래다. 오비고는 여기서 스마트카 앱 플랫폼과 앱스토어 생태계를 갖춘 ‘스마트카 세상의 구글’과 같은 회사가 돼 있을 것이다.”

지난 달 29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만난 황도연 오비고 대표(57)는 오비고의 미래 가치를 묻자 이같은 당찬 포부를 밝혔다.

오비고는 스마트카 플랫폼을 만들고 제공하는 회사다. 좀더 정확히는 스마트카 앱 플랫폼의 브라우저와 앱 스토어 장터 구현으로, 수 많은 차량 콘텐츠를 담아내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업체다.

이런 측면에서 커넥티드카 세상에서 구글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황 대표의 오비고 미래 진단은 방향성에는 근접해 있다.

황 대표는 “휴대폰과 비유하자면 현재의 커넥티드카 혹은 스마트카의 모습은 피처폰 수준의 출발단계이고, 차에 앱 플랫폼이 깔리고 앱 스토어의 생태계가 들어서는 것이 현재의 스마트폰과 같다고 이해하면 쉽다”면서 “오비고는 앱으로 올라갈 수 없이 많은 콘텐츠를 모아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 것 역시 스마트카 앱 스토어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운전자의 모든 행위가 데이터로 남고...타킷 광고와 보험 등 블루오션 떠올라”

스마트카 앱 스토어는 온라인으로 연결되고 자율주행하는 자동차의 미래 모습과 맞닿아 있다. 차량이 커넥티드 세상으로 진입하면서 차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생각하는 범주를 벗어나 무한 확장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현재 차에서 전화를 걸고,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 영화와 TV 등의 OTT서비스와 쇼핑 등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하게 된다는 것. 여기에 사업 관점에서 보면 광고와 보험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등장한다.

운전자가 차에서 행하는 모든 것이 데이터로 남고, 이것은 새로운 형태의 타깃 광고를 가능하게 한다. 자동차 보험역시 정확한 주행거리를 기반으로 운행한 만큼 보험료를 지불하는 모델을 만들기가 너무나 손쉬워지는 것이다.

실제, 오비고는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보험과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 캐롯 퍼마일보험은 자사 사물인터넷(IoT) 기기로 운행거리를 확인하지만, 오비고 플랫폼의 앱 스토어에 입점하면 별도의 기기없이 곧바로 운행거리를 확인할 수 있다.

황도연 대표는 캐롯 퍼마일보험처럼 다양한 콘텐츠와의 협력을 상장 전 2년여간 준비해왔고, 현재 국내 20여곳 해외 20여곳 등 총 40여곳과 앱 스토어 협력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스마트카 앱 플랫폼은 차에서 벌이지는 모든 행위를 데이터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어떤 앱이든 하나라도 정상 궤도에 오르면 사업적 파괴력은 상상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마트카 앱 생태계는 기본적으로 구독경제와 데이터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오비고 플랫폼이 들어가고, 플랫폼 위에 앱 스토어가 구축되면 우리가 스마트폰에서 하고 있는 음악과 영상, 독서 등의 구독경제 서비스를 이용하듯 주요 차량용 구독서비스가 된다.

그는 GM이 하고 있는 DB마케팅 사례도 소개했다. 내일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는 상황에서, 앱 플랫폼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마이닝해 5만km를 주행했지만 타이어는 한 번도 안바꾼 차량을 추려낸 DB를 확보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를 타이어 업체에게 제공해 실제 타킷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는 사례다.

◇“한 앱이 1000만대 차량에 탑재되면 산술적으로 1조2000억 매출”

그렇다면 오비고가 이 같은 스마트카 앱 스토어를 구축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은 어느 정도일까.

황 대표는 플랫폼에 올라가는 앱에 따라 수익공유가 각기 달라 정률적으로 언급할 수 없지만, 앞서 말했듯이 스마트카 앱이 본 궤도에 오르면 앱 구독료 만으로도 급격한 매출 상승과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비고는 현재 국내 쌍용차를 비롯 르노 닛산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국내외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사업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오비고가 탑재된 차량 수는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기에 현재 1만의 차량에 한 개의 앱이 1만원 월 구독료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가정할 경우, 매출은 연간 12억원 안팎에 불과하지만, 1000만대의 차량에 탑재된다면 산술적으로 매출은 연간 1조2000억원이 급등하게 된다.

르노 닛산만 해도 연간 판매 규모가 1000만대다. 오비고의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다.

하지만, 이는 오비고가 높은 진입장벽을 치고 스마트카 플랫폼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갈 수 있을 때 성립할 수 있는 이야기다.

황도연 오비고 대표.
황도연 오비고 대표.

◇“진입까지의 오랜 시간과 규모의 경제의 필요성이 높은 장벽 역할 해”

그래서 황 대표에게 오비고의 경쟁관계를 물었다. 황 대표의 답변은 ‘현재 없으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나오기 어렵다’였다.

그는 현재 오비고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곳이 사실상 없으며, 완성차 업체가 독자적으로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선 시간의 장벽을 보면, 오비고는 르노 닛산과 관련 솔루션을 공급하는 협력관계를 맺기까지 4~5년이 걸렸다고 한다. 2013년 첫 구매 관련 벤치마크 테스트가 시작되고 지난한 품질 평가, 이를 통과해도 또 다시 재무 평가를 받아야 하는 등 실제 계약논의가 이뤄진 것은 2018년부터란다.

이같은 시간의 진입 장벽과 함께, 완성차 업체가 플랫폼을 내재화하는 것도 말처럼 쉽지 않다고 황 대표는 말했다. 그는 음악과 영상, 보험 등의 콘텐츠를 차량에 앱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이뤄져야 하는데, 벤츠나 BMW 등 유력 완성차 업체라도 콘텐츠 업체 업체 입장에서는 모델별로 많아야 수천대에 불과한 차량을 위해 협력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완성차 업체가 콘텐츠 업체들과 직접적 협력으로 앱 스토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오비고는 국내 쌍용차나, 일본 닛산이나 유럽 르노 등 각 완성차 차량별로 콘텐츠 업체에 맞춘 앱을 만들어 구축해 줄 수 있다. 한 메이커의 차량은 많아야 수천ㄴ에서 수만대를 넘지 못하지만, 오비고는 각 차량별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

오비고는 현재 주가는 공모가 1만4300원 대비 약 2배의 2만원대 중후반이다. 시가총액은 3000억원이 안팎으로, 단기적으로는 미래 성장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오비고의 흐름은 황도연 대표가 밝혔듯 높은 성장성과 진입장벽을 갖추고 있음을 실적으로 보여 주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서낙영 기자 nyseo6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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