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가시지 않은 한겨울부터 국내 에어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둘이 합쳐 국내 에어컨 시장 80%를 차지한다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월 초 경쟁하듯 2015년형 신제품을 출시하며 예약 판매에 돌입한 상황이다.

올해 첫 에어컨 발표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11일 2015년형 스마트에어컨 Q9000 14종과 공기청정기 등을 새로 내놨다. 프리미엄 에어컨 라인업을 내세워 국내 시장을 선도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목표다. 오는 14일부터 3월 31일까지 진행하는 예약판매 기간 풍성한 혜택도 약속했다. 값은 290만~580만 원대다.

삼성전자의 자료를 보면 이번 신제품군은 전작보다 외모와 성능 모두 강화됐다. 다양한 인테리어에 어울리도록 9가지 디자인으로 출시되며, 냉방속도는 압축기와 모터의 효율을 높여 전년보다 최대 20% 개선했다. 소비전력도 모든 제품이 에너지 프론티어 등급을 달성했다.

공기청정‧제습 등 부가기능도 강화하고 나섰다. 신형 Q9000은 초미세먼지는 물론 냄새까지 감지하는 센서와 이를 걸러내는 필터 시스템을 갖춰 냉방면적 이상의 청정 능력을 지녔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주장이다. 하루 78ℓ까지 제습하는 기능과 습도 센서, 공기 질을 확인하는 디스플레이도 적용했다.

▲ 사진 : 삼성전자
▲ 사진 : 삼성전자

LG전자도 이틀 뒤인 13일 2015년형 에어컨 19종을 대거 공개했다. LG전자의 설명으로는 모든 제품이 제습 기능과 더불어 에너지 프론티어 등급을 획득하는 한편, 냉방 성능 또한 강화됐다. LG전자 역시 이달 16일부터 3월 말까지 캐시백 혜택 등을 내걸고 예약판매를 진행한다. 프리미엄 에어컨 시장 선도 목표는 삼성전자와 똑같다.

내세우는 제품은 휘센 듀얼 에어컨이다. 이 제품은 냉기 토출구 2개를 각각 조작할 수 있는 차별점을 지녀 올해 소비자 관심잡기에 대한 LG전자의 기대가 높다. 이용자는 두 토출구의 바람 세기나 방향을 각각 조절할 수 있으며, LG전자의 설명대로라면 토출구 하나만 써서 냉방했을 때 양쪽을 모두 쓸 때보다 소비전력이 최대 40%까지 줄어든다.

역점을 둔 것은 역시 공기청정 기능이다. 듀얼 에어컨은 3M초미세먼지 플러스필터를 적용해 0.02㎛ 크기의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낸다. 스모그 원인물질을 제거하는 탈취필터도 탑재했다. 한국공기청정협회에서 부여하는 CAC(Certification Air Conditioner) 인증을 받은 것이 LG전자의 자랑이다. 값은 330만~400만 원대다.

▲ 사진 : LG전자
▲ 사진 : 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제품을 출시함에 따라 올해 에어컨 예약판매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보통 에어컨 같은 여름철 계절 가전은 6~7월 들어 한 해 판매량의 절반 정도가 팔리지만,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고 매출을 끌어올리고자 출시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기 때문이다. 초반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혜택을 내걸고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시장을 점유한 대유위니아, 동부대우전자, 캐리어 등은 현재 출시 일정을 조율하는 모습이다. 동부대우전자의 경우 지금까지 그래 왔듯 3~4월쯤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LG의 1~2월 예약판매 경쟁에 덩달아 뛰어들기보다는 계절가전의 정석대로 판매한다는 견해다.

보통 1월 중순에서 2월 초까지 신제품을 공개해온 대유위니아는 아직 뚜렷한 일정을 확정하진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위니아만도에서 지분매각을 통해 대유그룹 계열사로 소속을 옮긴 뒤 사업 확장을 준비하는 만큼 아직 전략 다듬기에 한창인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의 설명으로는 늦더라도 2월 중 출시는 확정 시 된다는 견해다.

업계의 얘기를 들어보면 날씨 등 특별한 변수가 없는 이상 올해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컨 시장은 2012년 150만대 규모를 기록한 뒤 2013년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며 200만 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되지만, 지난해는 시장 수요가 줄어 2013년만큼 활기를 띠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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