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청소기 전문기업 비쎌(BISSELL)이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진공청소, 살균스팀, 물걸레 기능을 한 몸에 지닌 자사의 주력 모델 ‘심포니(Symphony)’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 모델의 국내 소비자가는 미국 판매가의 2배 가까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비쎌은 1월 22일 서울 청담동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국내 청소기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이날 행사를 이끈 비쎌 아시아 지역 브랜드 매니저 에블린 모우(Eveline Mou)는 “비쎌은 미국 청소기 시장 1위 기업”이라며 “탄탄한 기술력으로 한국 소비자의 엄격한 선택 기준을 충족하겠다”는 말로 포부를 드러냈다.

비쎌 측이 제시한 미국 시장조사업체 NPD의 자료를 보면, 이 회사는 2012년~2013년 연속 미국 청소기 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업력은 139년에 달한다.

국내 시장에 첫발을 내딛고자 들고 온 제품은 ‘비쎌 심포니’다. 비쎌 측은 이 제품이 진공청소와 살균스팀, 물걸레 청소 기능을 모두 갖췄다는 이유로 ‘올인원(All-in-One)’ 청소기라는 표현을 쓴다. 비쎌의 국내 마케팅과 영업을 담당하는 SNK의 이충열 대표의 말대로라면 지난해 미국서 출시된 뒤 제법 괜찮은 성적을 냈다.

이충열 대표는 “심포니는 집안 내부에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생활하는 국내 환경에 가장 적합한 제품”이라며 심포니를 첫 모델로 내세운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행사장에서 접한 심포니의 성능은 꽤 독특하다. 진공청소 기능은 싸이클론 방식을 채용해 먼지봉투가 필요 없으며 스팀 기능은 1,600W의 힘으로 고온 살균한다. 청소기를 쭉 밀면 먼지를 빨아들이고 살균한 다음 걸레질로 마무리하는 구조다. 이러한 기능은 손잡이 쪽에 달린 조작부를 통해 개별로 작동하거나 함께 작동할 수 있다.

제품 시연을 담당한 SNK 지재혁 마케팅 부장의 설명으로는 제품 안전성을 끌어 올리고자 고압/과열을 방지하는 ‘압력 벨브 장치’와 물속의 불순물을 걸러내는 ‘워터필터’도 내장했다. 참고로 심포니가 무선 스틱형처럼 생겼지만 유선인 이유는 이 3개 기능을 이용하려면 무선으로는 구현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 비쎌 심포니
▲ 비쎌 심포니

문제는 값이다. 오는 1월 말 홈쇼핑을 통해 첫선을 보이는 비쎌 심포니의 국내 출고가는 44만 8,000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이 제품은 현재 미국 시장에서 200달러대에 판매 중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며 몸값이 2배가량 뛰어오른 셈이다.

이와 관련된 질문에 SNK 이충열 대표는 “국가에 따라 적용된 기술의 차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미국서 판매 중인 해당 제품과 국내 출시된 제품은 기능상 같은 제품이 맞지만, 미국은 110V고 한국은 220V로 전압규격이 달라 기술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보니 가격 격차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또 “변압을 고려하더라도 값이 너무 뛰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유통망에 따른 가격 변화’와 ‘브랜드 포지셔닝’을 덧붙였다. 백화점, 양판점, 홈쇼핑 등 유통 채널 정책에 따라 실질적인 판매가는 좀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브랜드 포지셔닝은 곧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값 또한 경쟁 제품과 걸맞게 올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한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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