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3월 1일. 태평양 마샬 산호군도의 비키니(Bikini)섬에서 미국 핵폭탄실험 사상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가진 수소폭탄이 터졌다. 섬 위로는 버섯 모양의 검은 구름이 솟아 올랐다.

수소폭탄은 면적 6㎢에 불과한 작은 섬의 모든 것을 증발시켜 버렸고 구름은 160km에 이르는 지역을 뒤덮었다.

이 수소폭탄의 위력은 제2차 세계대전 말 일본 히로시마와 나카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 1천개, 또는 TNT 1500만톤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비키니 핵실험은 1946년부터 1958년까지 비키니 환초에서 이루어진 미국의 핵무기 실험이었다. 미군은 모두 23개의 핵무기를 사용해 비키니섬 공중과 수중, 해수면에서 폭발 실험을 했다.

미국은 이 곳 핵실험을 위해 주민들을 이웃 산호섬으로 이주시켰다.

비키니 환초에서 일어난 핵 실험 모습을 촬영한 사진. 사진=위키피디아
비키니 환초에서 일어난 핵 실험 모습을 촬영한 사진. 사진=위키피디아

폭발로 나온 방사능 낙진정도는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폭발실험은 인근 섬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과 근처에서 작업중이던 어선 선원들까지 피폭되는 결과를 가져왔고 세계적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실험후 60년 이상 지났어도 비키니섬 원주민은 여전히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1946년 처음으로 이루어진 비키니 핵실험 결과는 세계 곳곳에 타전되었고, 이후 비키니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파리의 디자이너 루이 레아르는 새로운 수영복을 내놓으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비키니라는 상표를 등록하였다. 이후 비키니는 두 조각으로 된 여성 수영복의 대명사가 됐다.

비키니섬은 2010년 8월 2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34차 세계유산회의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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