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1년 3월 9일 덴마크의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인 한스 크리스티안 외르스테드(Hans Christian Oersted(Örsted))가 코펜하겐에서 73세를 일기로 사망(1777.8.14~)했다. 그는 현대 전기문명의 핵심이라할 전자기학의 토대를 놓은 인물이었다.

젊은 시절 유럽대륙을 여행하며 신지식을 넓히고, 학문적인 자극을 받았던 그는 이탈리아의 학자 알레산드로 볼타백작의 전류에 관한 여러 발견에 자극받아 이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1820년 4월 코펜하겐대 교수였던 그는 전기와 자기사이에는 아무런 연계성이 없다는 것을 보이는 실험강의를 하고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런 영향이 발생한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었다.

그는 작은 볼타전지에 연결돼 있는 도선을 통과하는 전류가 근처의 나침반 바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기나침반 바늘에 미치는 전류의 효과’라는 주제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외르스테드가 전선을 나침반과 같은 높이로 옆에 두었을 때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나침반의 높이와 다르게 놓아두자 바늘이 격렬하게 움직였다. 더욱 이상한 것은 바늘이 전선의 방향과 평행하지 않고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누구도 그 방향을 예측할 수 없었다.

나중에 외르스테드는 전류가 흐르는 전선 가까이에 놓아둔 나침반은 북쪽이 어디인지와 상관없이 전선과 직각 방향을 가리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선을 흐르는 전류의 방향을 바꾸었더니 바늘은 180도 회전해 반대방향을 가리켰다.

전기와 자기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어렴풋한 가정이 실제로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1820년 코펜하겐대 교수 외르스테드는 강의중 우연히 전류와 주변에 자기장을 만든다는 사실과 자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사진=위키피디아
1820년 코펜하겐대 교수 외르스테드는 강의중 우연히 전류와 주변에 자기장을 만든다는 사실과 자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사진=위키피디아

이 발견은 외르스테드 조차 상상하지 못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외르스테드는 강의도중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현대세계의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이 큰 발명품 전기모터의 초석이 될 원리를 제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 전자기력을 이용하면 물체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즉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역사적 실험이었던 셈이다.

이는 전자기학 발전의 서막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전기문명시대의 실마리를 풀어낸 대 발견이었다.

그는 1820년 7월 21일 이런 획기적 발견을 ‘전류가 자침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험’이라는 제목의 네쪽짜리 소책자에 기록했다.

곧이어 유럽전역에서 유사한 실험들이 줄을 이었다. 결과는 똑같았다.

이 해에 프랑스의 앙드레 앙페르는 외르스테드의 발견을 보고 전류가 자기장을 만들어내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 자신만의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곧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 냈다. 전류를 띤 전선은 전류의 방향에 따라 서로 끌어당기거나 배척한다는 사실이었다. 중력과 정전기력과 마찬가지로 그 힘의 크기도 역제곱의 법칙에 따랐다. 외르스테드의 실험 소식을 들은 지 1주일 만이었다.

1820년 코펜하겐대 교수 외르스테드는 강의중 우연히 전류와 주변에 자기장을 만든다는 사실과 자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사진=위키피디아
1820년 코펜하겐대 교수 외르스테드는 강의중 우연히 전류와 주변에 자기장을 만든다는 사실과 자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사진=위키피디아

가장 영향력있는 후속 연구는 영국의 패러데이로부터 나왔다. 그는 외르스테드의 실험을 반복해 발전시켰으며 얼마뒤 바늘뿐 아니라 원판을 회전시키기에 이르렀다. 이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패러데이는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전기와 자기를 조작해 운동을 일으킬 수 있다면, 운동을 이용해 전기와 자기를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것이었다.

1822년 패러데이는 노트에 이렇게 썼다.

‘자기를 전기로 변화시키자.’

9년 후 패러데이는 감아놓은 코일 가운데에 막대자석을 넣었다 뺐다 하면 코일에 연결된 전류계의 바늘이 움직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기와 운동이 전기를 일으켰다는 의미였다.

그는 한걸음 나아가 인류 최초의 발전기도 만들었다.

패러데이발전기는 전선을 감아놓은 코일이 영구자석의 양극사이에서 회전하거나 그 반대였다. 그나마 이 전력의 양은 보잘 것 없어 큰 모터를 돌리지 못했다.

후속작들도 패러데이발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발명가들의 발명 욕구에 불을 붙이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결국 이들의 발견과 발명은 전세계를 전기문명으로 이끌게 된다. 전기를 이용한 첫번째 발명품은 전신이었다. 메시지를 주고 받는 데엔 큰 전력이 필요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외르스테드는 패러데이와 함께 전기,자기,운동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해 전기문명의 초석을 다진 선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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