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국내 컴퓨터 업계는 1년 내내 부도 공포에 떨었다. 새해가 시작된 1월29일 한국IPC를 시작으로 아프로만, 세양정보통신, 큐닉스컴퓨터, 선인교역, 뉴텍컴퓨터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줄이어 쓰러졌다. 과당 출혈 경쟁에 경기 위축까지 겹치면서 일어난 연쇄 부도는 지역 대리점, 부품업체 등으로 그 여파가 미치면서 전국적으로 1000여개의 중소기업이 문을 닫고, 피해액만도 5000억원이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돌풍을 일으키고 있던 세진컴퓨터도 대우통신이 경영권을 인수했으나 이 시기 매출이 급락하면서 결국 2000년에 문을 닫고 말았다. 값싸고 질 좋은 제품으로 평생 사후서비스(AS)를 보장한다던 세진이 중도하차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반면에 유통업체가 주도하고 중소제조업체가 협력해 시장을 형성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오면서 이후 유사한 협력 사례들이 생겨났다.
이향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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