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는 몰라요. 들어서도 몰라요. 맛을 보고 맛을 아는 샘표 간장~.`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귀에 익은 이 노래는 1961년 가수 김상희씨가 부른 샘표 간장의 CM송이다. 이 곡은 당시에는 매우 신선한 시도로 주목을 받았다. 국내 최초 CM송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으며, 현재도 회자되고 있다.

샘표는 광복 후인 1946년, 피난민에게 장을 공급하기 위해 생산을 시작했다. `샘물처럼 솟아라`라는 의미의 `샘표` 상표는 현존하는 국내 상표 중 가장 오래된 상표(등록번호 362호)로 공인돼 있다. 지금은 한글로 된 브랜드를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다.

샘표 창립 이전만 하더라도 간장은 집에서 담가먹어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6·25전쟁과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시행, 새마을 운동 시작 등으로 빠르게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었다. 도시화로 인해 더 이상 집에서 장을 담가먹는 것이 쉽지 않아졌다. 이후 샘표 간장은 주부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고마운 제품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샘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맛있고 제대로 된 장을 만들기 위해 힘썼다. 1958년 업계 최초로 장류 전문 연구소를 개설해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발효기술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해 왔다.

이런 노력으로 1966년 출시된 제품이 진간장이다. `진간장`이라는 상품명은 전통 간장의 하나인 `진장`에서 힌트를 얻었다. `진한 맛, 정직하고 진실된 제품`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 제품은 `다양한 요리에 두루 쓰이는 진하고 구수한 맛의 간장`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초반부터 큰 인기를 끌게 됐다. 이후 시판 간장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불리게 됐다. 현재는 대부분 경쟁 업체도 `진간장`이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듯 진간장은 가정에서 담가먹던 것이 일반적이던 간장을 유통 시장으로 진입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샘표는 1980년 이전까지 사용하던 유리병 대신 국내 최초로 PET 용기를 도입했다. 떨어지거나 부딪쳐도 깨지지 않고 유리병보다 가볍다는 평을 받으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샘표 진간장`은 출시 이후에도 제품 개선과 연구로 50년이라는 오랜 기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초에 한 병씩 판매(2015년 기준)된다고 하니 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전체 진간장 중 샘표 진간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58%에 달한다.

샘표 진간장은 그동안 `샘표 진간장 금F3` `샘표 진간장 금S` `샘표 진간장 진S` 등 자매 제품을 꾸준하게 선보였다. 이 가운데 1994년 출시된 `샘표 진간장 금F3`은 `금메달 간장`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20년 연속 판매액 1위 자리(AC닐슨 기준 1996~2015년)를 고수하고 있다.

샘표 측은 최근 국산 콩간장, 유기농 간장, 맛있게 염도 낮은 양조간장 등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과 동시에 소비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간장의 스펙트럼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샘표 제품이 사랑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식품업계 최상위 수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를 지출할 만큼 발효기술 연구와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샘표는 매출액 약 4~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전체 임직원 중 20%가 연구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게다가 지난 2013년에는 충북 오송에 국내 최초 발효전문연구소인 `우리발효연구중심`을 설립했고, 같은 해 식품업계 최초로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샘표. “내 가족이 먹지 못하는 것은 절대 만들지도 팔지도 않는다”라는 창업주 고 박규회 회장 신념을 지금까지 지켜오며 국민에게 꾸준하게 사랑받는 최장수 기업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샘표 진간장은]

-1946년(샘표 창립연도)

-50살(샘표 진간장 나이, 50년 연속 판매 1위)

-1초(2015년 기준 샘표 진간장 판매 주기)

-58%(전체 진간장 중 샘표 점유율)

-1980년(샘표, 국내 최초 PET병 도입)

정영일기자 wjddud@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