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가 스마트홈 시장 선점을 위해 플랫폼을 정비하는 한편, 공격적 서비스 상용화로 가입자 모으기에 혈안이다. 이통3사가 최근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쟁이 불붙었다. SK텔레콤은 IoT 기술인 `로라(LoRa)`를 앞세우고 있으며, KT와 LG유플러스는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NB-IoT 구축에 손을 맞잡았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IoT 전용망 경쟁이 과열화 양상을 띠고 있지만 이는 IoT의 부분에 해당되는 기술이다. 로라와 NB-IoT 등은 넓은 의미로는 저전력 장거리 기술을 통한 IoT 솔루션이다. 이통3사는 이와는 달리 단거리 저전력 기술을 통해 스마트홈 생태계 확장에 이미 매진하고 있다.

IoT 분야는 방대하다. 명칭 그대로 모든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해주기에 언제 어디든 네트워크가 연결되는 디바이스가 있다면 IoT라 말할 수 있다. 넓은 범위 내에서 이통사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IoT전용망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전업체와 손잡아 확장하고 있는 `스마트홈`, 건설사들과 현장의 안전을 도모하는 `스마트건설`, 중소기업과 함께 하는 B2C 채널의 스마트 디바이스 등을 꼽을 수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매년 20%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18년 18조9000억원의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각 가전업체들뿐만 아니라 반도체 및 솔루션 업체들이 연합전선을 구축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SK텔레콤은 편리한, 안전한, 즐거운 홈을 스마트홈 3대 추구가치로 설정하고, 협력업체와 함께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편리한, 안전한, 즐거운 홈을 스마트홈 3대 추구가치로 설정하고, 협력업체와 함께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 2020년 출시 가전 절반 이상 연동 목표

SK텔레콤 스마트홈 사업이 가시화된 시점은 지난 2014년 10월 2일부터다. 당시 SK텔레콤은 을지로 본사에서 11개 제휴사 대표들과 함께 `스마트홈 사업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보일러에 `경동나비엔`과 `대성 셀틱`, 도어록 `게이트맨`, 조명에는 `CE 라이트닝`과 `금호전기, 제습기로 `위닉스`, 로봇 청소기 `모뉴엘`과 `유진로봇`, 에어컨은 `오텍캐리어`, 와이파이공유기 `iPTIME`가 참여했다.

SK텔레콤은 스마트홈 3대 추구가치에 대해 가정 내 가전제품 및 홈기기 원격제어를 통한 `편리한 홈`, 도어록 상태확인 및 가스 원격 제어 등의 `안전한 홈`, 음악과 TV 등의 `즐거운 홈`을 꼽았다.

원격 제어와 모니터링, 다양한 추가 기능은 SK텔레콤이 제공하기로 했다. 데이터베이스 관리를 위한 서비스 플랫폼도 개발했다. 참여 제조사들은 스마트 제품 개발과 생산, 고객 요구사항을 반영한 서비스 개선을 담당했다.

2015년 5월 20일 SK텔레콤은 스마트홈 시장 공략을 위한 서비스 상용화에 돌입했다. 국책사업으로 진행한 IoT 개방형 플랫폼인 `모비우스`와 자체적인 IoT 기술을 기반으로 홈서비스를 개발하고, 이 플랫폼 안에서 IoT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첫 상용화 모델은 스마트홈 플랫폼이 탑재된 아이레보 `도어록`과 위닉스 `제습기`, 경동나비엔 `보일러`, 타임밸브 `가스밸브 차단기`였다. 스마트홈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됐다. 가정 내 와이파이 공유기와 함께 운영됐다. 도어락과 가스밸브차단기 등 일부 배터리 사용기기는 단거리 저전력 기술인 `Z-웨이브`가 도입됐다.

같은 해 SK텔레콤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5`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 가전제품을 SK텔레콤 스마트홈 플랫폼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연동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합의했다. 이후 연말 동부대우전자가 SK텔레콤과 협력을 약속하면서 국내 3대 가전업체 참여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SK텔레콤은 올해 3월 스마트홈 활성화를 위해 유통 판로를 확대했다. 전국 140여개 매장이 오픈된 T프리미엄 스토어 매장에서 고객이 서비스를 체험하고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플러그와 스위치, 열림감지센서 3종의 스마트홈 연동 소품도 출시했다.

스마트홈 요금제도 출시됐다. `스마트홈 언리미티드` 요금제는 3년 약정 기준 월 9000원에, `스마트홈 원` 요금제는 기기당 월 1000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기기값과 함께 서비스 이용료 5500원을 내면 IoT 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선납 요금제도 신설했다.

SK텔레콤은 8월 스마트홈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접목시킨 `누구(NuGU)`를 통해 서비스 진화에 나섰다. `누구`는 사용자와 대화 맥락을 이해하는 인공지능 플랫폼과 음성 입출력이 가능한 전용 스마트기기로 구성됐다. 스마트홈과 연동돼 조명과 제습기, 플러그, TV 등 가전 기기를 제어하기도 하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내년 스마트홈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대형 건설사 아파트 설계 시 스마트홈 적용이 필수로 떠오르고 중소형이나 지방 건설사로 스마트홈이 도입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 가전사에 의한 IoT 가전 출시량이 증가함에 따라 마케팅 경쟁도 본격화된다. 고객 니즈를 통한 서비스와 기기가 등장하고, B2C뿐만 아니라 B2B 채널에서도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오는 2020년 출시가전제품 50% 이상이 SK텔레콤 스마트홈과 연결되고 분양주택 50% 이상이 SK텔레콤 스마트홈 플랫폼을 도입, 홈리모델링에서 50% 이상 점유한다는 계획이다.

KT는 홈IoT 분야 중 헬스케어에 집중하고 있다. `헬스테인먼트`를 통해 스마트홈 시장 1위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KT는 홈IoT 분야 중 헬스케어에 집중하고 있다. `헬스테인먼트`를 통해 스마트홈 시장 1위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KT, 헬스테인먼트로 홈IoT 1위 탈환 도전

KT는 스마트홈 분야 중 헬스케어에 집중하고 있다. IPTV 서비스인 올레tv와 접목해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성향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헬스테인먼트라 부르기도 한다.

KT가 본격적으로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 든 건 2015년이다. 당시 KT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5`에 기가토피아존을 구축하고 도어록과 스마트 미러 등 IoT 서비스를 시연했다.

이 후 KT는 첫 스마트홈 서비스로 `올레 기가 홈피트니스`를 공개했다. 이 서비스는 올레tv와 연동해 개인 운동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홈IoT헬스케어 서비스인 셈이다.

서비스 구현 방식은 간단했다. 초경량센서를 신발이나 운동기구에 부착하고 운동하면 올레tv 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운동 속도와 칼로리 소모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2만9900원에 판매됐다.

같은 해 7월 KT는 IoT 브랜드라 할 수 있는 `기가 IoT`의 다른 제품을 선보인다. CCTV에 움직임이나 소리를 감지해 자동 녹화할 수 있는 `올레 기가 IoT홈캠`을 서비스했다. 3년 약정 기준 월 9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 후 IoT 생태계 확장을 목표로 기가IoT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얼라이언스 멤버로는 삼성전자와 노키아, 차이나모바일 등이 거론됐다. IoT 개발 플랫폼인 `IoT메이커스`가 운영된 때도 이 때부터다.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KT는 같은 해 11월 `올레 기가 IoT홈매니저`를 선보였다. 스마트홈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였다. 첫 모델로는 `도어록`이 선정됐다.

`올레 기가 IoT 홈매니저`에는 삼성전자가 참여했다. 삼성전자의 에어컨, 공기청정기 2종과 세탁기, 냉장고, 로봇청소기, 오븐 등이 추가됐다. 동부대우전자도 IoT메이커스에 자사 제품을 연동하겠다고 나섰다.

올해 KT는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기가 IoT 홈매니저에 연동할 수 있는 다양한 액세서리 제품을 출시했다. 플러그와 가스안전기, 열림감지기 등이 소개됐다. 홈매니저 단독 가입 시 이용료는 1000원이다. 기기는 별도 구입해야 한다.

지난 2월에는 헬스케어 사업 고도화를 위해 `기가 IoT 헬스밴드`를 내세웠다. 헬스트레이너인 숀리와 함께 설계한 헬스밴드는 가정 내에서 운동량을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로 주목받았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올레tv와도 연동됐다. 가격은 8만9000원에 책정됐다.

SK텔레콤이 `누구`를 통해 스마트홈을 지능화시켰다면, KT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지능형 홈 IoT 허브인 `OTTO`를 공개했다.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가정용 스마트허브다.

KT는 헬스테인먼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취지에서 `헬스바이크`와 `헬스골프퍼팅` 서비스를 선보이며 홈IoT 시장 1위로 올라서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KT 기가 IoT사업단장이었던 송희경 전무는 경쟁사에 비해 홈IoT 시장 공략에 늦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헬스테인먼트`로 홈IoT 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음을 자신했다.

사용자가 보다 스마트홈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지난 6월 이마트와 협력해 전국 78개 이마트 매장에서 IoT 체험공간인 `기가 IoT홈`을 구축했다. 체험뿐만 아니라 가입까지 가능했다. 도어록과 플러그, 가스안전기, 열림감지기 등이 전시됐다.

LG유플러스는 타사와 달리 발빠르게 스마트홈 사업을 진행, 40만 가입가구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LG유플러스는 타사와 달리 발빠르게 스마트홈 사업을 진행, 40만 가입가구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 LG U+, 시장 선점 주효…인공지능 접목 가시화

LG유플러스는 일찍부터 스마트홈 분야에 매진해 경쟁사 대비 높은 가입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LG유플러스의 홈Io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가구는 40만을 넘어섰다.

LG유플러스는 IoT 사업을 LTE에 이은 차기 성장동력으로 선정,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산업 IoT와 홈 IoT를 사업 추진의 양축으로 삼고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스마트 가전에 IoT 서비스를 연동하는 한편, 중소 생활 가전사와 건축 자재회사 등과 지속적인 제휴를 통해 밥솥과 전기레인지, 전동커튼, 전동섀시 등 다양한 분야의 전기 제품을 IoT 플랫폼과 연동시켜왔다.

국내외 업체에 홈IoT 기술을 개방하는 대전 IoT 인증센터를 지난해 오픈하기도 했다. 인증센터는 총 496㎡(약 150여평) 규모로, 무간섭 시험실, 음성인식 시험실, 근거리 무선 프로토콜 시험실, 고객환경 시험실, 기술 교육실 등 IoT제품 개발에 필요한 국내 최고 수준의 시험환경을 모두 갖추고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14종 스마트홈 서비스를 선보이며 가입자를 10만명 가까이 끌어올렸다. IoT 스위치와 플러그, 열림감지센서, 에너지미터, 가스록, 도어록, 온도조절기 등이 인기를 끌었다.

7월 LG유플러스는 스마트홈 서비스인 `IoT@홈` 1주년을 맞이해 IoT 사업 전반의 추진력 강화를 위해 조직을 확대하고 CEO 직속으로 편제했다. `IoT서비스 부문`을 `IoT사업 부문`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기존 FC본부에서 분리시켰다.

이때까지 스마트홈 상품을 28개 제품으로 확장한 LG유플러스는 연내 50여종으로 확대할 것이라 선언했다. IoT보일러와 오피스텔, 비디오폰, 가구, 펫, 액세서리, 전동커튼 등 전 산업분야로 제휴처를 늘렸다.

안강개발과 아주산업건설 등 IoT 오피스텔 구축을 위한 사업협력에 이어 대우건설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전국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건물에도 LG유플러스 홈IoT 서비스를 구축 중이다.

LG유플러스는 IoT을 활용한 스마트 시티 구축에도 나서 IoT 기술의 적용범위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사물인터넷 융·복합 시범단지` 조성 사업자로 LG유플러스-경기 고양시 컨소시엄이 선정됨에 따라 똑똑한 미래도시 구축에 나섰다.

서울디자인재단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세계적인 서울의 관광 명소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공공 IoT 시스템을 구현했다.

LG유플러스는 연내 지능형 IoT 서비스를 한 단계 진화시킨 음성인식 기반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을 갖춘 소셜 홈 로봇 `JIBO`를 개발한 미국 IT벤처기업 JIBO에 200만달러를 들여 지분 투자에 참여했다.

이를 토대로 LG유플러스의 홈IoT 서비스는 `불 꺼` `가스 잠 궈` `문 열어` 등 총 3000여 단어를 인식하는 음성명령이 가능해졌다. 조건부 제어(IFTTT) 기능에 특화돼 사용자 생활패턴에 따라 모든 IoT 디바이스 간 연결을 통해 최적화된 제어 시나리오를 생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출모드`를 설정해두면 외출 중 창문 열림 감지 시 거실 조명과 TV가 켜지고 사용자에게 알림이 발송되며 이용자는 홈CCTV로 위험을 확인한 후 보안업체 출동을 요청할 수 있다.

향후에는 연동제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모드 추천 기능이 제공된다. “청소하자”라고 말하면 환풍기,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커튼이 동시에 작동한다. 거주자의 이용 정보가 쌓이면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의 행동패턴을 분석하고 출〃퇴근, 주말, 여행 시 모드를 추천한다.

LG유플러스는 IoT 인증센터와 같은 개방형 생태계 구축을 통해 에너지, 보안, 가전업체 등 산업과 국경의 한계를 벗어나 국내외 기업과 제휴를 더욱 확대, 홈 IoT 및 산업 IoT 분야에서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2020년 세계 IoT 시장 1등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문기 기자 (moo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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