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리차드 막스 페이스북 캡처
사진=리차드 막스 페이스북 캡처

팝스타 리차드 막스가 탑승한 대한항공 항공기 내에서 난동이 벌어졌다. 리차드 막스가 이 난동을 진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지만 기내 난동에 대처한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미숙함도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리차드 막스 페이스북 등에 따르면 리차드 막스가 탄 항공기는 하노이발 인천행 KE480(B737-900) 편이다. 해당 항공기는 지난 20일 낮 12시30분(현지시간) 출발해 18시34분(한국시각) 인천에 도착하는 스케줄이었다.

비행 중 식사와 함께 위스키 2잔 반을 마신 프레스티지석 한 승객이 난동을 부렸다. 이 승객은 옆 승객에게 시비를 걸고 얼굴을 손으로 가격했으며 이를 제지하는 승객과 승무원에게도 폭행과 폭언을 가했다.

리차드 막스가 업로드한 사진을 보면 한국인으로 보이는 30대 초반 남성 승객이 승무원들과 실랑이 하는 모습과 리차드 막스가 이를 말리고 포승줄을 손에 쥐고 있는 모습 등이 있다.

이 난동으로 승객 2명과 승무원 1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난동을 부린 승객은 착륙 직후 공항경찰대에 체포됐으며 공항경찰대는 난동 승객이 술에 많이 취해 있어 불구속 입건하고 귀가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내에서 난동 승객을 제압하는 과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리차드 막스가 직접 포승줄을 들고 있는 모습은 물론 심각한 상황에서의 승무원 대처가 미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차드 막스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싸이코 승객이 4시간 동안(Four hours of a psycho passenger) 승무원과 다른 승객들을 공격했다(attacking crew members and other passengers)"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특히 그는 "완전히 미숙하고 이런 상황을 훈련받지 않은 승무원들(completely ill-prepared, untrained crew)"이라며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적절치 않은 대처를 꼬집었다.

또 리차드 막스는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다시 한 번 대한항공 기내 난동 소식을 전하며 승무원들의 미흡한 상황 대처에 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리차드 막스와 대한항공이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는 점도 문제다. 리차드 막스는 4시간 동안 난동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대한항공이 보내온 설명자료를 보면 단 30분만에 상황은 종료됐다. 대한항공은 16시20분 기내 난동이 발생했고 난동 승객을 결박한 시점이 17시10분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여성 승무원이 테이저건을 겨냥하고 있는 사진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당시 현장은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리차드 막스가 포승줄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 승무원들 대신 승객들이 직접 난동 승객을 제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주변 승객이 가까이 있어 테이저건은 사용하지 못했으며, 포승줄을 이용해 결박하는 과정에서 리처드 막스를 비롯한 주변 승객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편 당일 난동 사건을 일으킨 피의자는 국내 한 중소기업 사장의 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항공보안법 위반 및 폭행 혐의로 한국인 회사원 임모(3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임씨는 여객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A씨는 "비행기에 탄 뒤 옆자리에 앉은 임씨가 계속 말을 걸었는데 응대하지 않았다"면서 "탑승 후 2시간 정도 지나 임씨가 갑자기 '이 형 센스가 없네'라며 손으로 때렸다"고 진술했다.
임씨는 기내에서 양주 2잔 반 정도를 마시고 난동을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술에 취해 조사가 어렵다고 판단해 임씨를 보호자인 아버지에게 인계해 일단 귀가시켰으며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무역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부친의 회사에서 일하는 임씨는 지난 9월에도 비슷한 기내 소란 행위를 일으켜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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