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황경석의 경영세설(經營世說)] 오너십과 프로페셔널리즘

발행일시 : 2017-03-07 00:10
[황경석의 경영세설(經營世說)] 오너십과 프로페셔널리즘

우리가 어떤 조직에 참여하여 일을 할 때 종종 듣게 되는 소리가 오너십(Ownership)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오너십이란 주인의식을 말하는 것으로, 고용주나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시키지 않아도 자신의 일처럼 열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일해주는 직원을 열망하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오너십을 갖게 하려면 주인 대접을 해줘야 하고, 일에 대한 자신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구체적으로 의사 결정과 실행 과정에서의 자율권을 의미한다. 그래야 스스로 큰 그림을 그리고 문제점에 대해 고민하며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오너가 아닌 사람이 오너십을 가진다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전문경영인 CEO의 경우와 조직 구성원의 경우를 나누어서 생각해 보자.

오너 경영자들은 대부분 몇 가지 특징이 있다. 특히 자수성가한 오너들일수록 그 성향이 뚜렷하다. 그들은 경영 상의 무한책임을 가지고 있어 실패할 경우 감당해야 할 비용이 너무 크므로 생사를 걸고 일을 한다. 그들은 자신의 언행에 대한 일관성보다는 이익이 된다고 판단이 되면 수시로 의사 결정을 번복할 수 있는 사고와 행동의 유연함을 가지고 있다. 무한경쟁의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이 뜻하는 바를 이루어 내는 굳은 의지와 집요함이 있어야 하고, 때로는 비합리적이거나 무자비한 일을 감행하기도 해야 한다. 그들은 직원들에 대해서도 내가 고용한 사람, 내가 월급 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개인 또는 집단이 다른 사람에게 의사결정 과정을 위임할 때 생기는 문제로 ‘대리인 딜레머(Agency dilemma)’라는 것이 있다. 주인이 대리인을 선임하여 일을 맡겼을 때 대리인은 자신의 효용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행동하므로 늘 주인이 기대하는 대로 일을 수행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너가 전문경영인 CEO에게 기업 경영을 맡길 때 오너십을 기대할 수 있을까? 전문경영인 CEO가 근본적으로 대리인 딜레머를 벗어나서 오너와 똑같이 행동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으나 그들이 ‘주인 의식을 가지고, 오너와 사전에 협의된 방향으로,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오너십’을 가질 수는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CEO의 경우에는 기업 전체의 경영을 맡기는 것이므로 권한과 책임의 위임도 명확하게 할 수 있고, 기간별로 성과를 측정하여 오너와 CEO가 상호 만족하는 수준으로 성과를 배분하는 것도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이다.

조직 구성원들의 경우에는 어떠한가? 어느 자료에서 글로벌 기업의 리더와 직원을 대상으로 오너십에 대해 인터뷰한 결과를 보았다. 자신의 업무가 아니어도 고민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때,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자발적 참여 의사를 보일 때, 실수나 실패를 했을 경우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스스로 수용하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때, 이럴 때 리더들은 “직원들이 오너십이 있다”고 느낀다고 한다. 반면에 직원들은 중요한 의사 결정에 참여시키고 권한을 나눠줄 때, 회사의 고민과 비밀을 솔직하게 공유해 줄 때, 매니지먼트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헤쳐나가야 할 파트너로 대우해줄 때, 이럴 때 오너십이 생긴다고 한다.

[황경석의 경영세설(經營世說)] 오너십과 프로페셔널리즘

그렇다. ‘오너십’을 요구하려면 실제로 의사결정권의 지분을 나눠주어야 한다. 그러나 책임과 권한을 명확하게 나눠준다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얘기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현실에서 책임과 권한을 명확하게 나눠줄 수 있는 리더는 대단한 실력자이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렇게 자로 재듯 딱 떨어지지 않아서 권한을 주는 자와 받는 자가 서로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권한을 명확하게 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일체의 간섭없이 전적으로 믿고 맡기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위험이 너무 크므로 결국은 적절한 보고와 지시가 개입되기 마련이다. 이는 매우 제한적인 오너십일 뿐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오너십을 가지려면 의사결정권 외에 성공의 과실도 나누어져야 한다. 처음에는 오너십을 가지고 일하다가도 성과가 공정하게 나누어진다고 느끼지 못하면 오너십은 지속될 수 없다. 그러나 조직에서 실제로 과실을 리더와 구성원 쌍방이 만족하는 수준으로 공정하게 나누기는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의사 결정권과 성과를 공정하게 나눌 수 없는 한 오너가 아닌 사람이 오너십을 가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조직의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요구하고 기대해야 할 것은 오너십이 아닌 프로페셔널리즘이다. 대우에 합당하게 일을 해달라는 요구와 기대이다. 프로페셔널리즘은 단순한 전문성이 아니라 일정 수준의 자율성과 성과를 의미하는 것으로 대등한 쌍무적 계약 관계에 바탕을 둔다고 할 수 있다. 프로페셔널리즘이 1차적으로는 계약에 근거하여 작용하지만, 인간은 정서를 가지고 있으므로 시간이 흐르고 역사가 축적되면서 자연스럽게 감정이 생겨난다. 소속감, 조직에 대한 자부심, 조직과 동료에 대한 애정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긍정적인 감정이 작용하면 계약 관계 이상의 힘이 개인과 조직의 관계를 규율하게 된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기업이 조직구성원들에게 기대해야 할 것은 오너십과 프로페셔널리즘의 중간에 위치한 직업의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황경석 kyongshwang@gmail.com LG전자와 LG 디스플레이에서 경영자로 재직하였으며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속도경영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경영전략 및 마케팅 분야의 컨설팅을 주로 하며 IT와 경영을 결합한 여러 저술 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연세대학원의 경제학과와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하였고 현재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중소기업 및 창업기업에 대한 경영자문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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