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는 일반고속도로 보다 평균 2배 비싼 걸로 나타나 통행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과도하게 높은 차입이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강정화)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는 7일 현재 운영 중인 민자고속도로 중 MRG(최소운영수입보장) 적용 8개 노선의 현황을 분석하고 불합리한 운영에 대해 지적했다.

MRG란 실제 통행료 수입이 협약 상 추정수입의 일정비율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차액을 정부보조금으로 지원하는 제도이다. 과도한 정부보조금지원이 문제됨에 따라 지난 2009년 폐지됐고, 기존 진행 중인 사업들의 MRG 보장수준은 하향 조정됐다.

이 분석에 따르면 MRG 적용 민자고속도로 8개(인천공항, 천안논산, 대구부산, 서울외곽, 부산울산, 서울춘천, 용인서울, 인천대교)의 통행료(승용차 기준)는 대구부산고속도로(82㎞) 1만500원, 천안논산고속도로(82㎞) 9400원, 서울춘천고속도로(61.4㎞) 6800원,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36.6㎞) 6600원, 인천대교(21.4㎞) 6200원 순으로 높게 책정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 요금으로 환산할 경우, 인천대교가 290원으로 가장 비싸고,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각각 180원, 132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도로공사에서 운영하는 재정(일반)고속도로(폐쇄식)는 900원의 기본요금이 부과되지만 ㎞당 주행요금은 44.3원으로 민자고속도로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8개 민자노선의 통행요금을 재정도로의 요금산정 방식(기본요금 900원, 주행요금 44.3원)으로 계산할 경우, 6200원의 통행료가 적용되고 있는 인천대교는 1848원(900원+21.4㎞*44.3원)으로 산정돼 3.4배의 차이를 보였다. 8개 민자고속도로는 평균적으로 재정도로의 요금수준보다 2.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자고속도로 사업자들의 2015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개통한지 10년이 넘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는 당기순이익율이 각각 39.8%, 25.1%의 이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감시센터측은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비쌀 수밖에 없는 원인으로 '높은 차입이자율'을 꼽았다.

8개 민자고속도로의 차입현황을 살펴본 결과, 선순위 차입금 이자율은 최고 8.62%, 후순위 차입금 이자율의 경우 최고 48%까지 이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한국도로공사의 국공채이자율 1.6%∼7.2%와 비교해 볼 때 민자고속도로들이 과도하게 높은 차입이자로 계약이 체결됐다는 지적이다.

센터측은 "이같은 높은 차입이자율은 최대 주주와 주요 자금차입처가 동일한데 기인하고 있다"며 "특히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대구부산고속도로는 국민연금공단이 제1주주로 각각 86%, 59%의 지분율을 가지고 막대한 이자수익을 챙기고 있다. 고금리 대출 개선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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