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심규태의 스타트업 재무경영] 승전의 논리와 재무능력

발행일시 : 2017-03-16 00:10
[심규태의 스타트업 재무경영] 승전의 논리와 재무능력

몇 해전 모임에서 어떤 CFO가 본인 회사 사장님이 재무지식이 너무 없어서 애로가 많다는 얘기를 했다. 재무적 사항에는 자금출납 등 경리회계 차원에만 관심을 보이고 급기야는 어느 날 “우리 회사 영업이익이 얼만데 왜 현금이 없냐?”고 크게 역정을 냈다는 것이다. 현금흐름과 회계적 이익에 대해 전혀 이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어쩌면 한국의 경영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세계 최초로 100만 분의 1그램짜리 톱니바퀴를 제조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던 극세정밀부품 분야 일본최고의 제조업체로 꼽히고 있는 주켄 공업의 마츠우라 모토오 사장은 그의 저서 ‘주켄사람들’에서 경영자의 승전논리와 재무능력에 대해서 명쾌하게 정의를 내리고 있다. “경영자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기업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대차대조표를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이다. 기업의 발전은 경영자가 얼마나 빨리 결단을 내릴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결국 경영자의 결단속도는 경영자가 얼마나 회사의 재무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이기는 전쟁만 계속해온 경영자는 승전의 논리와 전략을 쉽게 이해한다. 그러나 전쟁에서 패한 장수는 승전의 논리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이처럼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벤처 스타트업의 사장, 젊고 유능했던 상장기업의 경영자,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던 경영자 등 이들의 공통된 약점은 재무지식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심규태의 스타트업 재무경영] 승전의 논리와 재무능력

마츠우라 모토오 사장이 얘기하듯 경영자의 재무능력은 기업성공의 부수적 사안이 아니다. 특히, 벤처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아이템만으로는 어렵다. 무수히 많은 기술 아이템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이를 증명한다. 돈이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돈을 벌고 있는지, 투자가 되고 있는지, 영업 마케팅에 이 정도 돈을 투자할 수 있는지, 올 해에는 얼마 정도의 돈을 벌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재무적 검토사항들에 대해 소홀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벤처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있어 이런 재무적 문제는 담당자의 문제가 아니다. CEO와 CFO의 몫이다. 왜 매년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 애로사항 조사 항목 1위가 자금문제인가? 무한정 돈을 댈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는 ‘무한한 욕망과 유한한 자원의 함수관계’를 다루는 경제학 원리에도 위배되고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최적의 효과성’을 입증해야 하는 자본주의 원리에도 위배된다. 문제는 얼마의 자원이 필요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어느 정도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 하는 재무적 전망과 계획이 없으면 언제나 ‘돈이 필요하다’는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경영자들이 직원들에게 매번 하는 말이 있지 않은가? 제대로만 일하면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월급을 줄 수 있다고. 제대로 된 사업과 기업에는 자본이 몰리는 것이 자본주의 메커니즘이다.

경영자의 재무능력 문제를 다룰 때 자주 드는 외국계 임원의 사례가 있다. 경영자와 임원의 재무리더쉽이 무엇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독일 회사에 근무할 때 그 당시 60대 중반의 엔지니어 출신 CEO께서 손익의 흐름과 현금흐름까지 전체 흐름을 정의하시고 주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회사가 장기간 건전한 재무구조가 유지될 수 있었던 근본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역시…리더쉽, 추진력도 중요하나 조용히 논리 정연하게 설명하시는 그 분의 지식 앞에 그저 머리가 숙여지고 보스로서의 신뢰가 마음속에서 저절로 우러나왔습니다. 이런 것이 진정한 CEO 리더쉽의 원천인 것 같습니다.”

심규태 ktshim@cfoschool.com 2000년부터 한국CFO스쿨을 통하여 CFO 직무와 역할을 본격적으로 한국에 도입하였으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성공을 위해서는 CEO의 기업가 정신과 제대로 된 CFO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제대로 된 재무적 기업가치창출 경영을 위해서는 유능한 CFO 육성과 CEO 재무리더십 강화를 필수 조건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CFO스쿨 대표이자 부설 스타트업 아카데미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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