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햄버거병’이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그 여파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YTN방송 캡처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햄버거병’이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그 여파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YTN방송 캡처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햄버거병’이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그 여파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9월 25일 오후 3시 30분쯤 당시 경기도 평택의 한 맥도날드 매장을 방문해 가족(총 4명)들과 해피밀 2세트를 주문해 먹은 A양이 2시간 뒤부터 복통과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했으며 병원으로 옮겨졌다. 각종 검사를 받은 A양은 소위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이하 HUS)진단을 받았다. 맥도날드 고객센터에 최초 신고된 것은 그해 10월 6일 오후 4시쯤으로 확인됐다.

A양은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두 달 뒤 퇴원했지만 건강은 나아지지 않았다. 신장 기능의 90%를 상실해기 때문이다. 신장장애 2등급 판정을 받은 A양은 배에 구멍을 뚫고 매일 8~10시간씩 복막 투석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랜 가족의 투병생활로 지칠대로 지친 A양의 가족은 지난 5일 서울중앙지검에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식품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햄버거병’이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그 여파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YTN방송 캡처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햄버거병’이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그 여파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YTN방송 캡처

사건의 발단이 된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은 국내에서는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분류돼 있다.
멸균되지 않은 우유나 균에 오염된 야채 및 햄버거(패티) 등을 먹은 후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해당 질병은 주로 특정 대장균(O15:H7)에 감염된 소의 고기를 충분히 익혀먹지 않았을 때 발병한다. 해당 대장균이 독성물질을 분비해 섭취자의 신장 세포와 결합해 신장을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급성신부전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이 질환은 성인보다는 유아나 노인에게 발생 위험이 높으며, 심한 설사와 구토, 복부통증 및 미열이 발생하고 발병 후 몸이 붓고 혈압이 높아지기도 하며 경련이나 혼수 등의 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지난 1982년 햄버거에 의한 집단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HUS는 주로 고기를 갈아서 덜 익혀 조리한 음식을 먹었을 때 발병한다"면서 "미국에서 1982년 햄버거에 의한 집단 발병 사례가 보고됐고, 햄버거 속 덜 익힌 패티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맥도날드 측은 "기계로 조리하기 때문에 덜 익힌 패티가 나올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그릴의 설정이 잘못되거나 정해진 위치에 패티를 놓지 않고 가열하는 경우 제대로 조리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 맥도날드의 초기 대응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피해자의 어머니는 “해당 맥도날드 지점의 매장 내 CCTV 확인을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면서 “(도의적인 사과를 들었는지 여부에 대해) 그쪽에서는 전혀. 그냥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제가 들은 건 ‘통화를 종료합니다’였어요”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맥도날드 측은 이날 오후 날자별 상황을 언론에 배포했다. “그해 10월 15일 A양 가족에게 CCTV 화면 자료를 확보해 전달하고자 연락했지만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해서 CCTV 자료 화면은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햄버거병’이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그 여파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YTN방송 캡처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햄버거병’이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그 여파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YTN방송 캡처

햄버거병에 대한 문제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보건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일 햄버거를 만들어 판매하는 11개 프랜차이즈 업체에 고기패티 관리와 조리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평택시청에서 2016년 10월 18일과 2017년 6월 20일 당 맥도날드 매장에서 위생 상태와 조리 상태 등을 조사했지만 특별한 문제를 발견하지는 못했었다 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A양 가족들로부터 사건을 접수받은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은 형사2부(부장 이철희)에 배당했다고 6일 밝혔다. 국민건강 전담부서인 형사2부는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수사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 맥도날드는 “이번 사안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아이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당사는 식품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으며, 이번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를 바라며 앞으로 이루어질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일 A양 가족이 섭취한 제품에 사용된 패티의 원재료는 국산 돈육이며, 고객 측의 주장과 달리 해당 패티 원재료에는 내장 등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사건은 검찰의 수사 결과와 재판 과정에서의 치열한 공방으로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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