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보다 긴 올해 추석 명절 연휴이기에 우리 몸과 마음에 생기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장시간 운전과 벌초, 가족 친지들을 맞이하기 위한 대청소와 집안 정리, 많은 양의 음식 장만과 설거지에 뒷정리까지 할 일도 많아 긴 추석 휴일이 끝나기도 전에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고 저리기 시작한다.

이처럼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거나 신체 특정 부위를 무리하게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근골격계의 통증 및 이상 현상을 '과사용증후군(overuse syndrome)'이라고 한다.

육체적 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이른바 '명절증후군'이다. 명절 전후 정신적, 육체적 피로 때문에 발생하는 일종의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명절 홧병' 이라고도 불린다.

▶육체적 피로-과사용증후군

명절 '과사용증후군'의 치료는 그냥 '쉬는 것'이 특효다.
명절 '과사용증후군'의 치료는 그냥 '쉬는 것'이 특효다.

'과사용증후군'은 신체의 특정 부위를 아주 센 강도로 무리하게 사용했을 때도 나타날 수 있지만 강도는 세지 않더라도 수없이 반복되는 경미한 자극에 의한 누적손상으로도 발생한다.

벌초작업을 위해 구부정한 자세로 장시간 일을 하여 허리 및 등에 근육통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디스크 질환까지 생길 수 있다.

주부의 경우 음식 장만을 위해 여러 날 식재료를 다듬고 썰고 부치고 무거운 솥이나 냄비를 반복적으로 들었다 놨다하면서 손가락, 손목, 팔꿈치, 어깨관절 등에 누적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대개 손가락이나 손목 관절의 인대염이나 손목터널 증후군 같은 말초신경 손상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팔꿈치 안쪽 바깥쪽 인대염도 흔하며 어깨를 움직이기가 불편해지는 회전근개 증후군도 자주 발생한다.

장시간 서서 또는 방바닥에 앉아서 일을 하다 보면 뒷목과 어깻죽지 근육들이 쉬지 못하고 과도하게 사용돼 심한 근육통과 근막통증후군 같은 만성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여기에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겹치면 통증은 배가돼 온 몸을 움직이기 힘들게 아파 온다.

과사용증후군의 치료는 의외로 간단하다. 그냥 쉬는 것이다. 무리하게 사용했던 신체 부위를 자연치유 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특효약이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김철 교수는 "과사용증후군에 휴식만큼 좋은 치료는 없지만, 1주 이상 요통, 근육통, 관절통, 부종 등의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물리치료와 자세 교육, 적절한 운동요법, 단기간의 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 처방 등이 필요하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도 주사치료 등으로 어렵지 않게 치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정신적 스트레스 처방은

성별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명절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서로 이해하고 보듬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성별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명절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서로 이해하고 보듬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명절증후군'은 명절 내내 가사노동을 책임져야 하는 주부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스트레스다. 결혼 초년생이거나 시댁과의 갈등이 있는 며느리들은 증세가 더욱 심각하다.

편향된 가사 노동탓에 발생하는 성 차별 등 다양한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과 어지러움, 위장장애, 소화불량과 같은 신체적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피로, 우울감, 호흡 곤란, 가슴 답답함 등과 같은 정신적인 이상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요즘에는 대학입시, 취업, 결혼 문제 등으로 인해 성별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현강 교수는 "명절을 맞이해 오랜만에 가족들이 함께 모이면 해묵은 가족 내 갈등이 붉어지거나 당사자에게는 고민이나 상처일 수 있는 민감한 문제들도 여러 가족들 앞에서 얘기되게 된다"라며 "가족 간 갈등 및 스트레스로 우울증, 불면증, 신체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명절 전후로 병원을 많이 찾는다"라고 말했다.

이런 명절증후군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족 내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이나 가까운 근교로 나들이를 다녀오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는 것이 힘들게 느껴질 때는 10분에서 15분정도라도 짧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음악 감상, 스트레칭, 복식 호흡 등을 하면 스스로를 이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언행은 삼가도록 해 심리적 불안과 갈등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 이해하고 보듬는 너그러운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과사용증후군 예방 팁

1. 알람 맞추기 ; 똑같은 자세로 30~40분 정도 지나면 자세를 바꾼다.
2. 스트레칭 하기 ; 근육을 당긴 후 약 15초 동안 유지한다. (허리 펴기, 기지개하기, 손목·어깨 돌리기, 다리 펴기 등)
3. 식탁에서 음식 준비하기 ; 쪼그려 앉지 않는다.
4. 산책, 가벼운 운동하기
5. 휴식타임 갖기 ; 1~2분간 휴식과 함께 마사지하기
6. 긍정적인 마음 갖기 ; '나는 지금 가족들을 위해 나의 수고를 베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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