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통합 삼관마(Triple Crown) ‘파워블레이드’(수, 4세, 한국, R125)가 지난 10일 8억 원의 상금이 걸린 그랑프리(GⅠ, 2300m)까지 접수하며 왕좌의 자리를 굳혔다.

데뷔 3년 만에 일궈낸 기적 같은 경주력의 비결은 무엇일까.

파워블레이드
파워블레이드

▲ 타고난 혈통... 전설의 명마 ‘메니피’의 아들

경마에선 혈통이 중요하다. 부마와 모마로부터 우월한 유전자를 이어받은 자마가 잘 뛰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최고의 종마인 ‘리딩사이어’ 타이틀을 획득한 메니피의 자마들이 수득한 상금만 500억 원에 이른다.

‘파워블레이드’ 역시 ‘메니피’의 대표 자마로 2015년 8월 데뷔 후 현재까지 벌어들인 수익만 30억 원에 이른다. 그야말로 ‘억’ 소리 나는 수입이 아닐 수 없다. ‘경부대로’(2014년 대통령배 우승, 2014년 그랑프리 우승), ‘영천에이스’(2015년 코리안 더비 우승), ‘스피디퍼스트’(2013년 코리안더비 우승), ‘라이징글로리’(2012년 코리안오크스 우승) 등의 명마도 메니피를 아버지로 두고 있다. 메니피의 자마들은 대부분 스피드가 뛰어날 뿐 아니라,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있어 경주마로서 훌륭한 역량을 갖췄다.

▲ 허를 찌르는 변칙적 선수기용

이번 경주에서 파워블레이드와 함께한 선수는 경마관계자 모두의 예상을 깬 오경환(만37세) 기수였다. 오경환 기수는 1999년에 데뷔한 최고참 선수지만, 대상경주 우승경험은 지난 2012년 동아일보배를 끝으로 5년 동안 전무했다. 최근 1년 승률 역시 7.6%(17.12.11기준)에 불과해 성적도 우수한 편은 아니었다. 또한, 한국경마 역사상 최단기 1000승 달성에 빛나는 김영관 조교사 입장에서는 임성실, 함완식, 다실바 기수 등 이미 호흡을 맞춰본 최고기량 선수들 중 선택의 폭이 많았을 것이다.

이 같은 의문점은 오직 오경환 기수만이 갖고 있는 강점에서 풀린다. 오경환 기수는 경기종반에서 경주마의 능력치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는데 베테랑이다. 뜻밖의 선수기용에 대해 김영관 조교사는 “오경환 기수는 직선주로에서 경주마를 모는 힘이 다른 기수보다 탁월하다. 특히 막판 단거리에서 말들의 힘을 뽑아내는 데는 도가 텄고, 그렇게 해줄 친구라 믿었기에 기용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 ‘선 비축, 후 안배’ 경주전개

“초반에 힘 빼고 페이스 유지하다 직선주로에서 승부를 걸자던 작전이 들어맞았다”

‘선(先) 비축, 후(後) 안배’ 인 김영관 조교사의 작전은 당초 단거리에 강한 선입마 임에도 불구, 장거리에서 추입능력까지 갖춘 파워블레이드의 강점을 십분 발휘하게 했다. 선두그룹에서 페이스 조절을 잘해 직선주로에서 폭발적인 뒷심을 만들어 낸 것이 우승 원동력이 됐다.

일반적으로 단거리 경주는 초반 선두싸움이 치열한 만큼 조교사와 기수 모두 선행 또는 선입형의 경주전개를 선호한다. 반면 중장거리 대회에선 경주 후반 폭발적인 추입력을 자랑하는 추입형의 경주마가 사랑 받는다. 선행마는 출발하자마자 선두권에서 달리는 말을 뜻하며 선입마는 선행마를 따라가는 스타일을 말한다. 추입마는 피니시 라인을 앞두고 선두로 치고 나오는 습성을 가진 말.

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