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통신대학교 유아교육과에서 공부한 후 '동상동몽' 부부로 살고 있는 남편 이성근씨(왼쪽)와 부인 김미자씨. 사진=한국방송통신대학교 제공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유아교육과에서 공부한 후 '동상동몽' 부부로 살고 있는 남편 이성근씨(왼쪽)와 부인 김미자씨. 사진=한국방송통신대학교 제공

인생 이모작과 함께 동상이몽(同床異夢)이 아닌 동상동몽(同床同夢)으로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꿈을 꾸는 이성근(60), 김미자(58) 부부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15년 동안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20년 전 혼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다 '남편과 함께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에 남편에게 어린이집을 공동 운영하자고 제안했어요. 그렇게 우리의 동상동몽은 시작됐죠."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자 김씨가 먼저 말을 꺼냈다. 김씨는 지금까지 남편 이씨와 함께한 일들의 첫 시작을 소개했다. 김씨의 이런 권유로 이들 부부의 동업과 새로운 인생이 그 출발을 알린 것.

문제는 그 첫걸음이 결코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어일문학을 전공하고 10년을 넘게 무역회사를 다니고 있던 이씨에게 이 권유는 참 어려운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알게 되고 이곳에서 공부를 하며 이들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았다.

이씨는 "아내의 권유를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과감히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유아교육학과에 편입하며 전문 교육을 받으면서 인생이 달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씨는 유아교육 전문가가 되고자 아내의 어린이집 경영을 돕는 틈틈이 방송대 원격프로그램을 통해 유아교육을 공부했다. 그 결과 우수한 성적으로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아내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김씨는 "다시 대학에 다니는 남편의 모습이 멋져 보여 나도 뒤늦게 방송대 유아교육학과에 지원해 공부를 하게 됐다"며 유아교육 전문가 부부의 탄생 비화를 얘기했다.

이씨와 김씨는 이런 과정을 거쳐 동상동몽 부부로 거듭나게 됐다. 특히 이들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함께 운영하면서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씨는 "일을 하면서 발생하는 힘든 일과 좋은 일을 함께 나누고 인생의 동반자가 스트레스를 이해해주니 큰 위안이 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김씨 역시 "여행을 좋아하는데 부부가 시간을 따로 맞추지 않아도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어는 점이 가장 좋다. 또 남편과 인생 이모작 계획을 함께 세우고 이뤄가는 부분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런 부부에게는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다. 동상동몽이 아이들을 함께 사랑하고자 시작된 일인 만큼 영리보다 아이들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 자녀의 나이가 현재 학부형 나이와 비슷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조부모에게 아이들을 맡긴 것처럼 믿을 수 있는 어린이집, 유치원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말을 마쳤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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