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7시 경기도 가평 소재 더스테이힐링파크와 9BLOCK 주관으로 ‘한 여름밤 숲속 콘서트 with 이루마’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이루마뿐만 아니라, ‘김 바이올린’으로 알려진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김상은 씨가 일부 곡에서 협주자로 참여하며 다양한 선율을 연출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적한 산골 마을 가평에 위치한 더스테이힐링파크에는 이날 콘서트로 인해 늦은 시간에도 1,500여 명의 방문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교통편이 별로 없어 차가 없으면 쉽게 오지 못하는 곳에 있었기에 도로는 매우 혼잡했다.

주변 마을 주민 역시 평소 인적이 드문 곳 저녁 늦은 시간에 모여든 방문객들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봤고, 예상치 못한 인파로 더스테이힐링파크는 취소된 VIP 전용 주차 석과 관람석을 먼저 온 일반 관람객을 위해 개방하기도 했다.

만석으로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일부 방문객은 주변 마을 어귀와 학교에 잠시 차를 두고 입구부터 도보로 20분 거리의 콘서트장까지 걸어가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이루마는 불편한 교통편과 밤늦은 시간에도 자신을 찾아준 많은 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콘서트를 시작했다.

콘서트에서 그는 익히 알려진 △포임(Poem) △키스 더 레인(Kiss the Rain) △블라인드 필름(Blind Film) △리버 플로우즈 인 유(River Flows in You) 등의 주옥같은 명곡을 포함한 다수의 곡을 연주해 조용한 가평 산골 여름밤 숲속을 감미로운 선율로 물들였다.

그는 곡마다 다음 곡을 시작하기 전에 쉬는 시간을 가지며 연주할 곡에 얽힌 에피소드를 전하거나 팬들에게 농담을 건네며 가벼운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러한 소탈한 이루마의 모습에 팬들 또한 웃음과 박수로 화답했다.

이루마는 자신을 찾아준 팬들에게 “벌레가 정말 많네요, 입안으로 안 들어가서 정말 다행이죠”라며 농담을 꺼낸 직후 다음 곡을 연주했는데, 이후 연주하는 이루마를 비춘 화면마다 오른쪽 어깨에 모기가 살포시 앉아 있는 채로 계속 등장해 일부 관객들의 웃음을 터뜨리게 했다.

이루마는 약속된 공연시간을 모두 마친 후 이어진 ‘앙코르’ 요청에 자신의 곡 외에 다른 곡도 연주했다. 그는 이전 공연에서도 앙코르 연주곡으로 영화 OST를 주로 선곡했는데, 이날은 콘서트장을 찾아준 연인들을 위해 영화 OST ‘남과 여’, 가족과 함께 찾아준 아이들을 위한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를 연주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이루마의 음악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함께 느끼며 즐길 수 있는 음악이다. 이번 공연 역시 그를 찾아준 관객만으로도 그의 음악이 세대를 넘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실제로, 이날 공연에는 연인은 물론 가족과 함께 찾은 방문자들이 많았다.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에 취해 눈 감은 채 고개를 끄덕이는 어르신들도 목격할 수 있었고, 이루마와 그의 곡을 처음 접하는 어린아이 역시 엄마와 함께 조용히 피아노 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날 이루마 공연이 있었던 ‘더스테이힐링파크’는 경기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해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정원은 물론, 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비록 이 날 예상 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잠시 혼잡했지만, 매너 있는 이루마 팬들의 협조로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질서 정연하게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아름다운 밤하늘이 보이는 전원 풍경으로 이루마의 연주를 담은 더스테이힐링파크 숲 속 공연장은 특유의 영롱하고 단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더욱 품격 있는 장소로 거듭났다, 아마 이 날 이루마 콘서트를 찾아준 많은 팬들과 젊은 연인, 그리고 가족들은 소중한 사람과 함께한 뜻깊었던 한여름 밤 추억의 장소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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