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이다. 2005년 이후 여성 암발생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남성에서는 6위에 기록돼 있다.

2015년 기준 연간 약 2만5029명의 사람이 갑상선암으로 진단되고 있으며, 350여명의 환자가 갑상선암으로 사망했다. 갑상선암 발생 환자는 최근 20년간 매년 20%이상 증가를 기록했으나, 2012년 이후로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약간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에 따라 갑상선암 발생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 대전, 대구 및 전라남도에서는 발생률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강원도에서는 낮다.

이대목동병원 권형주 교수
이대목동병원 권형주 교수

▶진단

갑상선암은 갑상선에 발생한 혹(종양) 중에서 악성 종양을 부르는 말이다. 진단은 현재까지 초음파 검사 및 세침흡인검사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침흡인검사는 주사기로 갑상선 혹에서 세포를 얻어 갑상선암 세포가 발견되는 지를 확인하는 검사방법이다. 세침흡인검사에서 갑상선암이 의심되는 경우, 초음파에서 잘 보이지 않는 암세포를 찾기 위해 목이나 가슴의 컴퓨터촬영(CT) 등을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침흡인검사는 세포의 모양만을 이용해서 갑상선암을 진단하므로 정확도가 97~99%정도이다. 또한 전체 검사의 15~20%에서는 적절한 세포를 얻지 못해 진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수술 전에는 갑상선암을 100% 정확히 진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따라 갑상선 전문가들은 암일 확률에 따라 어떻게 할지 치료 방침을 정했다.

우리나라, 일본, 미국, 유럽을 포함한 각국 갑상선 학회에서는 갑상선암으로 진단된 확률이 20~30% 이상이면 수술을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치료

현재까지 갑상선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절제가 가장 기본적인 치료로 알려져 왔다. 즉, 수술로 완벽하게 암을 제거하고,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선택적으로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갑상선암 치료의 원칙이다. 또한 초음파를 포함한 진단 기술의 발전과 수술 기법의 발전으로 인해, 현재는 크기가 작은 갑상선암도 조기에 발견해서 안전하게 치료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예전에는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면 갑상선 전체를 제거하는 전절제술이 표준 치료로 여겨졌다. 요즘에는 갑상선암 크기 및 주변 장기로의 침범, 림프절 전이 유무에 따라 한쪽 갑상선만 제거하는 엽절제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갑상선 엽절제술은 수술 합병증을 줄이고,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갑상선암이 진행된 환자나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 있어서는 아직도 전절제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갑상선암이 의심되는 경우라도,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에서는 수술을 미루고 기다리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일본에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갑상선 유두암 중 크기가 1cm 미만이고, 세포형이 양호하며, 위치가 좋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저위험군의 환자에서는 즉각적인 수술을 시행하지 않고 경과에 따라 수술을 시행하는 방법도 시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술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경우, 평균적으로 5년 동안 5%의 환자는 갑상선암이 커지거나 림프절 전이가 발생하는 등, 갑상선암이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특히 40세 미만의 젊은 환자는 갑상선암이 진행하는 확률이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처음부터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로봇 수술

전통적으로 갑상선 수술은 목 부분을 5cm 정도 절개하여 갑상선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수술을 시행했다.
1990년대 후반 내시경을 이용한 갑상선 수술이 처음 등장했고, 이후 2000년대 후반부터는 수술용 로봇을 도입해 현재 로봇 수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로봇 수술은 전통적인 수술 방법에 비해서 10~15배 정도 확대된 수술 시야와 사람 손에 비해 정교한 기구 조작이 가능하며, 손떨림을 방지하는 시스템 등, 보다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기존 수술 방법에 비해 안전하고 완벽한 암 절제가 가능하며, 미용적인 효과 및 수술 후 삶의 질도 우수함이 많은 연구를 통해서 밝혀지고 있다. 최근에는 크기가 큰 갑상선암이나, 주변 림프절에 전이가 있는 갑상선암 및 그레이브스병 등 염증이 동반된 상태에서도 안전하게 로봇 갑상선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또한 최신 신경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갑상선암 환자의 목소리를 보존하는데도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로봇 수술이 보험적용이 되지 않으므로, 비용적인 문제로 시행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대여성암병원 권형주 교수는 “갑상선암은 적절히 관리한다면 경과가 무척 좋다. 또한 최근 수술 기법의 발전으로 안전하고 완벽한 수술이 가능하다”며 “지나친 걱정은 금물이지만, 별 것 아니라고 무시하는 것도 위험하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다음은 일문일답

▶갑상선암은 치료효과가 좋은 ‘착한 암’이라고 불린다. 왜 그런가.

-갑상선암은 천천히 진행하고, 수술 후 경과가 좋으므로 ‘착한 암’이라고 불린다. 갑상선암의 90%이상을 차지하는 분화갑상선암의 경우에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생존률이 100.3%로 보고돼 갑상선암에 걸린 사람이 걸리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현상은 갑상선암에 걸린 사람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오히려 병원에 다니며 건강관리를 잘 하게 되어 더욱 더 건강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환자의 갑상선암 생존률은 일본 93.7%, 유럽 87%의 5년 생존률에 비교해도 전해 손색이 없다. 하지만 전체 갑상선암의 5% 미만인 미분화암이나 역형성암처럼 치료가 어렵고 전이나 재발을 잘 하는 종류의 갑상선암도 있어서 무조건 안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남성들보다 주로 여성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병으로 알려져있다. 이유는?

-여성에서 갑상선암이 많은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갑상선암 검진을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시행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정기적으로 검진을 시행하지 않는 외국에서도 여성에서 갑상선암이 더 많이 발생한다.

여성에서 갑상선암이 호발하는 원인으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및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유방암 및 자궁내막암이 있는 사람에게서 갑상선암의 발병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여성호르몬이 갑상선암 발병에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정확한 기전은 모르고 있다. 또한 세포주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여성호르몬 수용체와 갑상선암의 발생이 관련있다는 보고가 있다. 현재까지 갑상선암의 발생 원인으로 확실하게 알려져 있는 것은 방사선 노출과 비만이다. 여성호르몬과 관련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수술 후 부작용은? 아울러 수술 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수술 범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갑상선 수술 후 부작용이 발생하는 일은 매우 적다. 약 10~20%의 환자는 수술 후 손발저림 증상이나, 목소리의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호전된다.

하지만 암이 진행돼 수술 범위가 커지면, 흉관이 손상돼 림프액이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배출되는 유미루나 교감신경이 손상돼 눈꺼풀이 처지는 호너증후군 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갑상선암을 제 때 진단하여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후 주의할 점으로는 규칙적인 갑상선호르몬의 복용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은 갑상선 기능을 보충하는 목적 외에도 갑상선암의 재발을 줄여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갑상선호르몬제를 처방대로 잘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수술 부위 상처에 직접적으로 햇빛 노출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회복중인 상처에 직사광선을 쪼이면 멜라닌이 침착돼 수술 상처가 보기 싫어질 수 있다.

▶갑상선암과 유전력과의 상관관계는.

-갑상선 수질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유전과 관련이 없다. 전체 갑상선암에서 갑상선수질암은 약 5% 미만으로 발생하며, 갑상선수질암의 약 20~25%는 RET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가족성으로 발생한다. 갑상선암 환자에서 RET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된 경우에는 가족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여 예방적 치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갑상선암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갑상선유두암의 경우에는 유전과 관계된 경우가 5%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 가족에서 3명 이상이 갑상선암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유전성 여부에 대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갑상선암이 많이 발생하는 코우덴 증후군이나, 카니 증후군, 가족성선종성용종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유전적 갑상선암에 대한 주기적 검진이 필요하다.

▶평소 예방을 위한 방법이 있다면.

-갑상선암은 비만이나 과체중일 경우 발생 위험이 높다. 따라서 적절한 운동과 식사 조절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소주 2병 이상의 폭음을 하는 경우에는 갑상선암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절제된 음주가 필요하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하루에 소주 5잔 이상의 음주에도 갑상선암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권형주 교수 프로필

► 학력
2004.2.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의학사
2014.2.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의학석사
2016.2.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의학박사수료

▶ 교육 및 연구 경력
2004.3.-2005.2. 서울대학교병원, 인턴
2005.3.-2009.2. 서울대학교병원, 외과 레지던트
2012.5.-2013.2. 서울대학교병원 외과 전임의
2013.3.-2014.2.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외과 전임의
2014.3.-2016.2. 서울대학교병원 외과 진료조교수
2016.3.-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

▶ 학술관련 경력
대한외과학회 정회원 2009년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평생회원 2012년
대한갑상선학회 평생회원 2012년
아시아오세아니아갑상선학회 정회원 2012년
대한복강경내시경외과학회 정회원 2015년
한국유방암학회 정회원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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