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교통본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어르신 등이 무임으로 지하철을 탈 수 있는 ‘우대용 교통카드(무임카드)’ 부정사용 건수가 2012년 6160건에서 지난해에는 2만30건으로 급증해 부정승차 유형 중 절반 가까이(44.4%)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서만 경로우대 교통 부정사용으로 발생한 손실액이 8억7000만원에 달했다. 표=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어르신 등이 무임으로 지하철을 탈 수 있는 ‘우대용 교통카드(무임카드)’ 부정사용 건수가 2012년 6160건에서 지난해에는 2만30건으로 급증해 부정승차 유형 중 절반 가까이(44.4%)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서만 경로우대 교통 부정사용으로 발생한 손실액이 8억7000만원에 달했다. 표=서울교통공사 제공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경로우대에 따른 지하철 요금 손실비용이 눈덩어리처럼 증가하고 있다. 노인 인구의 증가 영향도 있지만 사망한 부모의 카드를 불법 사용하는 등 일부 얌체족으로 인한 손해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어르신 등이 무임으로 지하철을 탈 수 있는 ‘우대용 교통카드(무임카드)’ 부정사용 건수가 2012년 6160건에서 지난해에는 2만30건으로 급증해 부정승차 유형 중 절반 가까이(44.4%)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서만 경로우대 교통 부정사용으로 발생한 손실액이 8억7000만원에 달했다.

특히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지난 3월 4일부터 10일까지 100세 이상 고령자의 우대용 교통카드 사용에 대해 CCTV를 통해 직접 확인한 결과 100명 중 9명이 본인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경로 우대용 교통사용 부정사용 방지에 나섰다. ▲우대용 교통카드 발급 전원에 유의사항 고지해 경각심 고취 ▲부정승차 특별단속반 가동 불시단속은 물론 ▲게이트 LED색을 달리하는 시스템 개선 ▲동일역 반복 승차 자동 차단 ▲시도행정 데이터베이스의 사망자 정보 연계 주기를 1주일에서 1일 단위로 단축하는 등의 조치 등이 골자다.

경로우대 교통카드 부정승차 원천 차단을 위한 시스템 개선도 병행한다. 게이트 통과 때 부정승차 여부 식별이 용이하도록 이용자 유형별로 LED 색깔이 달리지도록 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경로우대 교통카드 부정승차 원천 차단을 위한 시스템 개선도 병행한다. 게이트 통과 때 부정승차 여부 식별이 용이하도록 이용자 유형별로 LED 색깔이 달리지도록 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먼저 시는 우대용 교통카드 부정승차건의 다수가 본인이 지인에게 빌려주어 사용하게 한 것으로 보고, 경각심 제고 차원에서 카드 발급 대상자 전원에게 안내문을 발송해 이용 유의 사항을 고지할 예정이다. 9월부터는 부정승차 특별단속반을 꾸려 전 역사를 대상으로 불시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또 부정승차 원천 차단을 위한 시스템 개선도 병행한다. 게이트 통과 때 부정승차 여부 식별이 용이하도록 이용자 유형별로 LED 색깔이 달리지도록 했다.

부정승차 패턴과 유사한 무임카드 이용 정보가 단말기 관리시스템에 읽히면 자동으로 알림이 떠 역무원이 현장에서 육안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역별로 부정승차 의심 카드의 승하차 기록을 확인해 주기적으로 이용하는 시간대를 보고 해당 시간대의 CCTV를 확인해 부정승차자를 적발하는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시는 사망자 카드를 자녀나 친척 등이 사용한 부정승차도 2012년부터 5년 동안 7만7490건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9732만원의 손실이 생긴 것에 대해 주목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 우대용 교통카드 데이터베이스와 시도행정 데이터베이스의 사망자 정보 연계 주기를 1주일에서 1일 단위로 단축을 완료했다.

더불어 동일한 역에서 1시간 이내 반복 부정사용 때 4회째부터 카드인식을 자동 차단키로 했다. 단시간 반복태그도 본인이 아닌 지인의 몫까지 대신 찍어주는 전형적인 부정승차 수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 단말기 펌웨어를 수정해 이를 시스템적으로 원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5월 한 달 동안의 무임교통카드 거래내역에 기초해 볼 때 60분 이내 동일역 승하차를 3회로 제한할 경우 월 1500건 가량의 비정상 태그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했다. 정상사용자의 경우 반복태그가 원천 차단되더라도 역무원의 확인을 거친 이용객은 추가로 승·하차할 수 있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부정사용으로 인한 손실이 지하철 안전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투자까지 영향을 미치면 지하철을 이용하는 800만 이용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이다”며 “지하철 무임승차제도는 손꼽히는 교통복지 정책 중 하나인데, 이를 악용한 행위로 인해 제도의 취지가 훼손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대용 교통카드를 타인에게 대여·양도할 경우 본인은 1년 동안 사용 및 재발급이 불가하고, 부정 승차자에게는 승차구간의 여객운임과 운임의 30배를 추징할 수 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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