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돈' 포스터(쇼박스 제공)
사진=영화 '돈' 포스터(쇼박스 제공)

“부자가 되고 싶었다”

영화 '돈'은 여의도 증권가의 신입 주식 브로커에서 막대한 돈을 만지게 되는 거물로 성장하는 조일현이란 인물의 이야기다.

배경도 능력도 없던 조일현(류준열 분)은 주식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 분)를 만나게 되고, 큰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거래에 참여를 제안 받는다.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거절하기 힘든 유혹을 받아들이는 조일현은 이후 승승장구하며 순식간에 엄청난 액수의 돈을 벌게 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사냥개’로 불리는 금융감독원의 수석검사 한지철(조우진 분)의 숨통을 조여 오는 집요한 추적에 쫓겨 조일현의 운명은 점차 어두워진다.

영화는 주인공 조일현을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지방대 출신으로 어렵게 일류 증권사에 입사하지만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히며 좌절하다 작전 설계자 번호표를 만나, 수수료 0원에서 클릭 몇 번으로 큰돈을 버는 ‘에이스 브로커’로 변해가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다.

사진=영화 '돈' 스틸(쇼박스 제공)
사진=영화 '돈' 스틸(쇼박스 제공)

조일현 역을 맡은 류준열은 매 영화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 평가받는다. 이번 '돈'에서도 그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돈을 벌어드리는 액수에 따라 달라지는 조일현의 심리적 변화를 섬세하고 리얼하게 연기했다.

류준열은 기자간담회에서 “살아오면서 돈이 있던 적도 없던 적도 있었다. 내 삶이 돈에 휘둘리기 보다는 내가 컨트롤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고, 그런 부분을 관객들과 공감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영화를 리드하며 비중이 큰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한 질문에는 “저를 돋보이게 만들어주신 감독님과 선·후배님들에게 큰 빚을 진 것 같다. 배울 점이 많았고 감사하다”며 동료와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주인공 조일현에게 달콤한 유혹의 손길을 건네며 류준열과 환상적인 케미를 보여준 번호표 역의 유지태는 “절제연기를 좋아한다. 연기를 할 때의 감정이 제작진들이 그리고 싶어하는 ‘결’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그가 말한 것처럼 유지태는 '사바하'에 이어, 또 악역 캐릭터 번호표를 맡아서 절제된 감정 연기로 극의 긴장감을 더했다.

조일현을 추적하는 금융감독원 수석감사 한지철역의 조우진은 “작년에 개봉했던 '국가부도의 날'에서 연기한 재정국 차관 역과 비슷한 듯 다르다”면서 “'국가부도의 날'의 차관 역은 자신의 야심을 철저하게 감추었다면, 한지철은 감정을 감추지 않고 정의감을 끝까지 표출시키며 다른 이들에게 관철시키려고 노력한 캐릭터라는 차이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돈을 아야 하는 건지 쫓겨야 하는 건지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다”라며 영화가 지닌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진=영화 '돈' 스틸(쇼박스 제공)
사진=영화 '돈' 스틸(쇼박스 제공)

박누리 감독은 “주식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쉽게 영화를 볼 수 있게, 최소한의 설명으로 최대한의 이해도를 만들어내는 것이 숙제였다. 과감하게 설명들을 배제하고 영화적인 재미를 증폭시키는데 집중했다”며 관객들에게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소재를 쉬운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것을 강조했다.

주식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그간 많이 있었다. 한국영화 '작전', 할리우드의 '월스트리트', '마진 콜', '빅쇼트' 등의 작품들에서 비슷한 소재를 다룬 적이 있다. 과연, '돈'이 기존의 금융·주식을 소재로 한 영화들과 차별을 두면서 보다 업그레이드 금융·주식 관련 영화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영화 '돈' 스틸(쇼박스 제공)
사진=영화 '돈' 스틸(쇼박스 제공)

류준열과 유지태의 환상 호흡과 조우진의 가세로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영화 '돈'은 오는 2019년 3월 20일 개봉한다.

넥스트데일리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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