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KEB하나은행 직원이 위안화와 달러 지폐를 점검하고 있다. 뉴스1
5일 오후 KEB하나은행 직원이 위안화와 달러 지폐를 점검하고 있다. 뉴스1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5일(현지시간) 전격 지정했다. 미국과 중국간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전쟁이 결국 양국간 환율전쟁으로 확전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에 이어 금융시장 불안이라는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미국 재무부는 5일 중국 위안화 환율이 아시아 시장에서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온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함에 따라 전격적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선 것은 중국 정부가 환율 방어에 나서지 않은 것이며, 더 적극적인 해석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의 10% 추가 관세 부과를 환율로 상쇄하겠다는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무부의 공식 발표 전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으며, 이는 환율조작이고 중대한 위반이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이날 "1988년 종합무역법에 근거에 중국을 환율조작으로 지정한다"면서 "므누신 재무장관이 국제통화기금과 함께 중국 환율시장 개입에 따른 불공정 경쟁우위를 없앨 것이다"고 밝혔다.

결국 미중간 무역전쟁이 금융시장의 핵심인 환율전쟁으로 불이 옮겨 붙은 것이며, 중국 위안화의 하락은 원달러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 전반의 약세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은 물론 글로벌 경제의 큰 파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역시 달러당 1210원을 돌파했다.

이번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중국은 또 다른 형태의 무역제재 조치를 받게 된다. 우선 미국은 환율 저평가와 큰 폭의 무역흑자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게 되고, 1년이 지난 시점에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직접적 제재를 가하게 된다. 미 연방정부의 조달시장에서 제약을 받게 되고, 미국 기업에 대한 투자제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가적인 감시를 받게 된다.

또한 중국은 미국에 대한 투자나 자금 지원 등에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으로 이미 고율의 관세부과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제재가 큰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IMF를 비롯 국제기구의 감시 강화로 중국 정부의 환율개입이 어려워지며, 위안화를 통한 환투기가 기승을 부릴 소지는 크다는 점은 큰 불안 요소다.

온라인뉴스팀 onnews2@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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