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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강철비2: 정상회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맞닿아있는 영화.

발행일시 : 2020-07-24 10:40

7월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강철비2: 정상회담'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시사가 끝나고 영화의 주역들인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배우와 양우석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양우석 감독의 취지에 맞게 언젠가는 공개적으로 담론화되어야 할 주제를 담고 있는 영화였다.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한 내부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대한민국, 북한, 미국의 세 정상들이 북한 핵 잠수함에 인질로 갇히고 진정한 '정상회담'이 일어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선하면서도 '일어날 법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한 마디로 '성공적인 걸 넘어서 더 흥미진진해진 속편'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듯하다. 물론, 단순히 내용이 이어지는 '시퀄'은 아니었다. 양우석 감독의 말처럼 1편과 2편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고 같은 세계관과 내용을 공유하고 있지 않아도 영화가 담은 주제의식과 여러 연결점을 통해 '강철비'라는 존재감을 확실히 나타내고 있었다.

결국 이 작품의 포인트는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시뮬레이션' 하는 데에 있다. 웹툰 '스틸레인'에 이어서 '강철비', '강철비2: 정상회담' 까지, 양우석 감독의 무궁무진하고 현실적인 상상력을 작품으로 옮겨내는 실행력은 실로 대단했다. 영화에서는 '관객들이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느냐'가 결국 집중력을 좌우하는 관건이다.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정세를 반영하고 동시에 실현 가능한 상황을 그려냄으로써 생생함을 더했다.

처음에는 영화 속 복잡하게 얽힌 관계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결국 한 가지다. 바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각자 생각하는 '나라를 위한 길', 그리고 '나를 위한 길'에 신념이 있을 것이기에 이 영화는 등장인물의 입장을 선과 악으로 구분 짓는 이분법적 구조를 가지지 않는다. 결국 각자가 추구하는 길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평화와 이익을 추구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세 정상들은 모두 각자의 캐릭터가 뚜렷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한경재 역할을 맡은 정우성 배우는 침착하고 이성적인 모습과 함께 다른 국가들 사이에서 평화를 위해 고민하는 현실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가장 골치 아픈 상황에 놓여있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평화에 대한 바람과 소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주목할 만한 것은 정우성 배우의 '눈빛'이었다. 진정성이 담겨 있는 눈빛 연기는 '대통령'이라는 다소 몰입하기 어려운 역할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북한의 위원장, 조선사 역할의 유연석 배우는 외양적인 모습부터 자존심이 세지만 현실을 생각할 줄 아는 성격까지 완벽한 '조선사'로 탈바꿈해 있었다. 실제로 이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상의하고, 자신에 맞게 해석했다는 유연석 배우의 말을 증명하듯 '딱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은 연기력을 뽐냈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미국 대통령 스무트를 연기한 앵거스 맥페이든 배우는 관객들에게 가장 많은 웃음을 선사해 준다. 그의 과장된 성격과 거침없는 모습이 늘 정치적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미국의 '현 위치'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자칫 잘못하면 집중이 되기 쉽지 않은 역할들로 이루어져 있어 배우들의 고충이 컸으리라 짐작된다. '세 나라의 정상들'은 그 상징성과 이미지가 너무 커서, 배우들이 그 산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영화를 보자마자 그 고민은 단번에 사라졌고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하는 내내 영화 속 인물로 보이는 것에 감탄을 금하기 어려웠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북한의 호위 총국장 박진우를 맡은 곽도원 배우는 전편 '강철비'와 완벽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눈빛부터 행동, 말투까지 철저하게 연기 속으로 빠져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영화 속에서 '악'에 가까운 행동을 보이지만 절대 평면적인 인물은 아니다. 누구보다 국가를 생각하는, 신념이 뚜렷한 인물이다. 조용한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압도하는 류수영 배우와 신정근 배우 또한 핵잠수함의 함장과 부함장으로서 소임을 다하는 느낌을 주었다.

한국과 북한과 미국, 국제 관계에서 늘 화두와 화제가 되는 세 국가의 만남은 가상의 이야기 속에서도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의도치 않게 현실을 반영한 듯한 캐릭터까지 보여주면서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자칫하면 한없이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어렵지 않게 풀어내는, 양우석 감독의 재치가 드러난 부분이었다.

흔히들 '대중성'과 '작품성'에 대해 상반되는 개념으로 영화를 평가하거나 인식한다는 측면에서 '강철비2: 정상회담'은 확실히 두 가지를 모두 확보한 '대단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상업적인 영화로서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어내야만 했던 양우석 감독의 과제는 성공적으로 해결되어 보인다. 특히 영화의 '재미'가 드러나는 부분은 역시 세 정상들의 골방(?) 토크와 잠수함 액션 신이었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좁은 공간에서 세 정상들의 사적인 대화는 그들을 한 나라의 지휘자가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 나타내었고 그래서 더욱 영화의 메시지를 강조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지만 결국 그 입장은 '평화'를 이룩하는 것으로 모인다는 점에서 비공식적인 자리에서의 그들 모습은 우리에게 또다른 희망을 보여준다. 세 사람이 친밀해지는 과정이 전혀 억지스럽지 않다는 점도 훌륭했다. 이러한 관계성은 1편보다 더 발전된 연출을 보여주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박진감도 놓치지 않았다. '잠수함 액션'은 세심한 조사를 거쳐 이루어진 '명장면'이었다. 일촉즉발의 상황을 뛰어난 연출로 나타내면서 긴장감 또한 고조됐다. 결국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영화가 '지루해질' 틈이 없었다.

'강철비'와 비교했을 때 배우들은 서로 남과 북의 진영을 맞바꾸어 역할을 맡는다. 이 또한 무척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행보였다. 단순히 외적으로 보자면 배우들의 다양한 연기를 볼 수 있어서 눈이 즐거웠고, 내적으로 깊이 파고들자면 각자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서로 어떻게 상의하고 화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리 민족은 충분히 불행하지 않았나'라는 정우성 배우의 말처럼, 우리의 힘들었던 지난 역사를 돌이키게 하는 영화이기도 했다. 강대국의 압력에 밀려 쉽게 '주체'가 되지 못하고 '중재자'나 '피해자'가 되어야만 했던 지난날들이 오버랩 된다.

국민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평화'가 무엇보다 간절해지는 시점에서 매우 시기적절한 영화라고도 느낀다. 분단국가만이 그려낼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호소력을 가지고 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올 것이라고도 감히 예상해본다. 우리나라만이 만들 수 있고, 만들어야 하는 영화였다. 이 영화야말로 영화와 예술과 문화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과거를 떠올리고, 현재에 대해 고민하고,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말로 '일 없는', '괜찮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오르고 나서 관객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넘겨주는 영화. 마음속에 무게 있는 질문을 던지는 묵직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은 오는 7월 29일, 수요일부터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장세민 라이프&컬처팀 객원기자 lifencultur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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