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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 항공, 장애인에 서약서 요구…이용객 ‘뿔 났다’

발행일시 : 2016-01-14 10:57

저가항공사 잦은 회항과 기체 결함 '안 되겠네'

이스타 항공, 장애인에 서약서 요구…이용객 ‘뿔 났다’

[넥스트데일리 안은혜 기자] 최근 저가항공사의 잇따른 사고와 오래된 항공기 운항으로 인해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타 항공이 시각장애인 승객에게 ‘여행 중 사고 발생 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약서 작성을 요구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12일 2급 시각장애인이자 시각장애학교 교사 A씨는 가족과 함께 제주 여행을 마치고 제주에서 김포로 돌아오는 비행기 수속을 밟았다. 이 과정에서 이스타항공 카운터 직원은 A씨가 시각장애인임을 알고 여행 중 유해한 결과가 발생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약서 작성을 요구했다. A씨는 “서약서를 써본 적 없고, 이틀 전 제주로 가는 수속을 밟을 때도 서약서를 쓰지 않았다”며 한 시간 가량 승강이를 벌이고 나서야 서약서를 쓰지 않고 여객기를 탈 수 있었다.

통상 항공사들은 생명이 위독한 수준의 환자에게 서약서를 받고 있지만 시각장애인에게 받는다는 규정은 없다. 이스타 항공 측은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외주 조업사 운송직원의 착오로 벌어진 일’이라며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비슷한 상황은 저가항공사에서 또 있었다. 지난 2014년 5월 대한항공 계열 저가항공사인 진에어가 휠체어를 탄 장애인 탑승객에게 서약서를 쓰게 한 사실이 알려져 장애인 차별 논란이 벌어졌다.

해당 일로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한 지체장애 3급 B씨는 당시 라오스에서 인천으로 오는 진에어 탑승 수속 중 ‘항공기를 탈 때나 그 후 건강상태가 악화돼 진에어에 부수적인 지출이 발생하거나 제 3자에게 손해를 끼칠 경우 일체의 책임을 질 것을 서약한다’는 내용의 서약서 작성을 요구받은 것.

B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비행기를 많이 타봤지만 서약서를 요구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휠체어를 탔다고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고 말했다. 당시 진에어 측은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현지 직원의 실수라며 “장애인이라서 서약서를 받으려 한 것은 아니다”라며 서약서는 위급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 사전에 파악하자는 취지에서 모든 항공사가 시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스타 항공, 장애인에 서약서 요구…이용객 ‘뿔 났다’

제주항공 여객기는 조종석 유리창에 실금이 가고, 기내 압력조절장치 이상으로 아찔한 급강하 비행으로 놀래키는가 하면, 진에어 여객기는 이륙 후 출입문이 꽉 닫히지 않아 30분 만에 회항하고, 이륙 직후 새와 충돌해 10분 만에 긴급회항하는 등 승객들에게 불편함을 줬다. 이밖에도 에어부산은 고장과 결항으로 비행이 지연되기 일쑤다.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관리시스템(ATIS)에 따르면, 현재 국내 6개 저가항공사는 총 80여대의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 22대, 진에어 19대, 에어부산 16대, 이스타항공 13대, 티웨이항공 12대, 에어인천 2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항공사의 항공기의 평균 기령은 10년이 넘으며, 일부 기종은 20년도 넘는다.

평균 가동 시간은 매년 늘고 있다. 기체 노후와 더불어 가동 시간이 늘면서 항공기 운용과 정비 등이 원활하지 못해 각종 안전사고와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매년 운항지연 및 결항은 늘어나는데 반해 각 항공사들의 안전 관련 지출 비용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가항공사들이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출한 금액은 57억여원에 불과했다. 제주항공은 정비·보급 관리시스템(SAP ERP) 구축에 20억원(소프트웨어 15억원, 하드웨어 5억원)을 투자했고, 진에어는 31억1128만원을 투자했다. 같은기간 티웨이항공은 안전보안보고(SSR) 시스템 강화에 2억원 등 총 4억 1800만원 투자에 그쳤고, 에어부산 1억700만원, 이스타항공 7425만원에 불과했다.강 의원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가 미미한 것은 국내 항공사들의 심각한 안전의식 미흡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앞으로 국토교통부가 국내 항공사들의 안전사고 예방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항공법규 위반에 강력한 제재 및 처벌조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국토교통부는 저가항공사들에 대한 잦은 사고와 회항 소식에 따라 지난 11일부터 제주항공과 진에어에 대한 점검에 돌입했다. 일련의 사태들이 잇따라 일어나자 항공 이용객들은 안전불감증을 넘어 저가항공사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안은혜 기자 (grac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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