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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여사의 여행일기 베트남편 Day-9] 달랏의 명소 ‘코끼리폭포’에 가다

발행일시 : 2017-11-15 00:00

체크아웃하고 로안을 기다리는데 택시가 들어온다. 로안은 오늘 휴일이라 대신 남자 기사가 왔단다. 택시를 자세히 자세히 보니 같은 차다. 남편인가 싶기도 하다. 말은 여전히 잘안통한다. 코끼리폭포로 가자고 했다. 남쪽에 위치했는데 도로 연결이 되지않아서 달랏시내를 돌아간다. 달랏이 1500고지이고 폭포는 천고지라 꼬부랑길을 한참 내려간다.

커피농장 <커피농장>

지칠 즈음에 쉬어가자고 커피 농장에 세워준다. 내가 기대하던 커피농장이다. 달랏은 커피 농사를 접고 대부분 비닐하우스로 전향했는데 달랏을 벗어나니 광활한 커피 농장이 펼쳐진다. 보고싶던 커피농장을 달랏이 아닌 곳에서 본다.

위즐사육장 <위즐사육장>

위즐사육장이 있다해서 가보고 울컥했다. 다시는 루왁커피나 꼰속을 먹지않기로 맹세했다. 한마리씩 철창에 가두고 커피열매만 먹이로 주고 있다.

위즐분비물 말리는 중 <위즐분비물 말리는 중>

커피열매를 먹고 배설한 덩어리들을 옆에서 말리고 있다.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잔인하다. 매장에서 파는 일반 커피들도 결코 싸지않다. 아라비카커피일뿐인데 우리나라보다 더 비싼것이 이해가 되지않는다. 위즐커피를 병에 담아놓고 무게로 파는데 철창에 갇힌 위즐들을 생각하니 마시다가는 토할것 같다.

다시 차에 타고 코끼리폭포로 갔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백인들이 유난히 많다. 달랏에서 오토바이를 렌트해서 근처를 돌아다니는 것이 경제적이고 제대로 달랏을 즐기는 방법인듯 하다. 자전거도 못 타는 나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코끼리폭포에 도착하니 자전거를 타고 온 백인단체팀이 전망을 즐기고 있다. 자전거 타고 오는 것도 좋아보인다. 다들 희열에 차서 뿌듯해한다.

코끼리 폭포 상단 <코끼리 폭포 상단>

코끼리폭포는 상단에서 보면 꼬꼬마 이구아수폭포처럼 보인다. 때맞춰 우기라 수량이 풍부해서 폭포는 침을 튀기듯이 물방울을 뿜어낸다.

폭포하단으로 가는 길 <폭포하단으로 가는 길>

폭포하단까지 걸어서 내려갈 수 있다. 올라오던 신사가 내 신발을 보더니 미끄러우니 조심하라고 주의를 준다. 예전같으면 괜찮다고 했을텐데 나이가 드니 그런 걱정들이 감사하다. 내려가는 길이 미끄럽다. 베트남 청년들이 수시로 손을 내민다. 잘생긴 청년들이 매너도 좋다. 남편에게 사진찍으라고 했더니 배아픈지 안찍는다. 이 나이에 누가 날 여자로 본다고...

코끼리 폭포 <코끼리 폭포>

하단에서 보는 폭포도 볼만하다. 폭포보다는 내려오는 길이 더 볼만하다.

주상절리 흔적 <주상절리 흔적>

주상절리의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이 지역 토질이 대부분 점토질인데 주상절리가 있다니 신기하다. 택시를 타고 다시 달랏으로 돌아왔다. 오늘 숙소는 달랏시내중심에 있다.

왕궁호텔 도착 <왕궁호텔 도착>

콜로니얼시절 궁전을 개조한 호텔이다. 한때 소피텔이 운영하다가 지금은 다시 헤리티지 팰리스호텔로 자리를 찾았다. 택시는 유럽풍 정원을 지나 호텔 현관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계단이 우리를 기다린다. 궁전호텔의 그림자사연이 시작된다. 귀족들이야 하인들이 짐도 들어주니 가볍게 올라가지만 짐 많은 일반 서민들은 괴롭다. 다행히 벨맨이 내려와서 리셉션까지 들어준다.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웰컴드링크에 마카롱이 따라나온다. 궁전호텔에 어울리는 조합이다. 로비소파에 앉아있는 동안 체크인수속을 마치고 방으로 안내한다. 호수 전망 좋은 방을 선택했더니 제일 높은 3층방이다. 오래된 건물이라 엘리베이터가 없다. 화물수송을 위한 작은 엘리베이터가 있을뿐이다. 사람은 탈수없는 구조다. 열심히 돌아댕기면 저절로 운동될듯 하다. 호텔 설명에 럭셔리 레이크뷰룸은 발코니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아니다. 발코니룸들은 2층에 있다. 남편의 끽연라이프를 위해 발코니룸으로 바꿀까 문의하니 우리방에서도 흡연이 가능하단다. 내려다보니 2층 발코니들이 썰렁하다고 남편도 옮기기 싫단다.

객실 <객실>

방은 널찍하고 가구들도 앤틱스럽다. 바닥도 내가 좋아하는 티크바닥이다. 욕실은 욕조와 샤워부스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캡슐커피 <캡슐커피>

캡슐커피를 구비해놓고 생수는 4병이나 준비해놓았다. 미니바에는 맥주나 와인이 없다. 호텔내 클럽이 있고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호수전망을 선택했는데 소용이 없다. 정원의 키 큰 소나무들이 호수를 가리고 있다. 호수전망이 아니라 소나무 전망이라 명기해야할것이다. 굳이 비싼 전망비를 낼 필요없이 일반방으로 하고 1층 발코니에서 시간보내도 상관없을듯 하다. 호텔투숙객을 위해 쿠폰세트를 준다. 맛사지할인권, 클럽할인권, 관광할인권 그리고 킹스팰리스할인권까지 들어있다. 킹스팰리스는 관심이 없었는데 반액할인권이 있으니 가자고 했다.

호텔식당에서 점심 <호텔식당에서 점심>

호텔식당에서 점심 먹고 출발했다. 베트남 마지막 왕이 여름별장으로 사용한 왕궁이라 한다.

왕궁 가로수길 <왕궁 가로수길>

본궁으로 들어가는 길 가로수길이 아름답다. 별궁들을 보니 빌라리조트가 생각난다. 숲 속에 자리잡은 모습까지 똑같다. 빌라리조트로 돌아온 기분이다.

왕궁내부 <왕궁내부>

본궁 내부는 덧신을 신고 들어간다. 소품들을 이용해서 사진찍으려면 별도의 돈을 지불하면 가능하다.

집무실 <집무실>

왕과 가족들을 밀납인형으로 만들어 전시해놓았다. 왕은 마지막 여생을 프랑스에서 보냈다한다. 식민지역사는 어디나 비슷해 보인다. 씁쓸하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대기하고 있던 택시에 뛰어 들어갔다. 폭우때문에 일단 호텔로 돌아갔다. 호텔 입구에 도착해서 경적을 울려도 벨맨이 우산들고 나오질 않는다. 기사는 폭우 속에 우리를 내려줄 수 없는지 경적을 울리고 워낙 세게 비가 내리니 우리도 내릴수가 없다. 결국 벨맨이 나오더니 뒤쪽으로 돌아가란다. 뒤쪽 현관이 따로 있다. 처음 체크인 때 알았으면 좋을걸 그랬다. 벨맨이 무거운 짐 들고 계단 올라가는 시작부터 귀족코스프레를 선물하는 이벤트다 싶다. 후문은 일반 호텔들처럼 비를 피해서 내릴수가 있다. 방으로 들어가니 비가 와서 그런지 썰렁하다. 리셉션에 전화하니 포터블히터를 갖다준다. 남편은 드러눕기모드로 변신하고 나는 시장보기모드를 준비했다. 호텔 옆에 대형마트가 있다. 도착 때부터 랑쿠란예약등을 도와준 후이선물을 사러갔다.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는 원생이라 뭔가 도움될 것을 선물하고 싶다. 달랏 최대쇼핑몰이라는데 생필품위주의 쇼핑몰이라 선물로 고를 것이 많지 않다.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아버님과 둘이 살고 있다는 말이 생각났다. 맛사지기계가 눈에 뜨인다. 이동용 맛사지기계가 괜찮아 보인다. 비가 많이 오는 곳이고 아침저녁 쌀쌀하니 아버님께 좋은 선물이 될것같다. 그외 달랏농산품들 말린 것도 사고 기념으로 달랏커피도 샀다. 생각 같아서는 선물로 많이 사고싶은데 가방에 넣을만큼 사야하니 사고싶어도 살수가 없다. 남편과 둘이 달랏을 추억할만큼만 샀다. 실상을 알고보니 달랏커피에 대한 환상도 시들었다. 가까운 거리같아도 짐들고 걸으려니 죽을 맛이다. 호텔가까이 와서 길을 건너면서 우리방을 보니 남편이 창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날 보고있나 싶어서 손을 흔들었다.

잠시후 사라진다. 날보고 짐들어주려고 오나 싶은데 안온다. 포기하고 호텔로 들어섰다. 정문에서 현관까지 더럽게도 멀다. 아름다운 정원길도 짐들고 걸으니 욕나온다. 현관에 거의 다오니 벨보이가 나와서 짐을 들어주겠단다. 사양했다. 들어주려면 정문서부터 들어주던지 했어야지. 궁전호텔은 나같은 무수리과가 묵을 호텔은 아니다. 무수리과는 어딜 가도 본성을 벗을 수가 없다. 시장보다가 본성이 살아나서 괜히 이것저것 산 것이 잘못이다. 남편은 창가에서 폰 보고 있느라 날 보지 못했단다. 오늘 저녁은 달랏지인이 초대를 해서 먹기로 했다.

달랏현지식당 <달랏현지식당>

베트남식당에 초대받았다. 대형 식당이라 그런지 외곽에 있다. 현지인들이 아니면 찾아오기 힘든 위치다. 가지튀김과 새우구이가 맛있다. 후이에게 선물을 주니 넘 고마워한다. 한국서부터 선물을 준비했으면 더 좋은 선물을 했을텐데 아쉽다. 대신 영수증과 보증서를 안에 넣어 두었으니 다른걸로 교환하고 싶으면 하라고 했다.

마사지 받으러 <마사지 받으러>

맛사지쿠폰을 낭비할수가 없어서 저녁에 스포츠맛사지를 하러갔다. 사실 베트남 맛사지는 태국이나 중국에 비해선 심심한 감이 있다. 스포츠맛사지는 뭔가 센 느낌이 들어서 선택했다. 이름만 세보이고 결국은 베트남맛사지와 다를것이 없다. 받다가 잠들뻔했다.

야시장 <야시장>

맛사지마치고 야시장에 갔다. 두리안팔던 가게에 가니 오늘은 두리안이 없다. 야시장 한바퀴 돌고 토마토와 고구마 말린것을 샀다. 아무리 버리려고 해도 버려지지 않는 무수리본능이다. 클럽쿠폰도 써볼까해서 남편한테 가자고 했더니 싫단다. 술안마시는 남편은 클럽같은건 질색을 한다.

폭우 쏟아지는 달랏시내 야경 <폭우 쏟아지는 달랏시내 야경>

혼자 가기는 뻘줌해서 나도 포기하고 창 밖을 보니 폭우가 쏟아진다. 쏟아지는 폭우가 달랏야경과 어울려 마지막 밤을 장식한다. 달랏의 마지막 밤이 비와 함께 막을 내린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베트남편 Day-9] 달랏의 명소 ‘코끼리폭포’에 가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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