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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25] 가슴 먹먹한 역사를 가진 ‘사라예보’

발행일시 : 2018-01-24 00:00

사라예보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는데다 역사에 대한 상식도 많지않다. 투어에 조인해볼까 싶어서 평 좋은 여행사를 찾아서 메일을 보냈다. 겨울이라 인원이 모자라서 투어가 어렵단다. 몸으로 부딪혀볼 수밖에 없다.

밤새 내리는 비 <밤새 내리는 비>

자고 일어나니 비바람이 세다. 침대에 누워서 창문을 쳐다보니 오늘 하루가 한심하다. 뒹굴고 싶은 욕망을 겨우 잠재웠다. 아침은 깔끔하니 먹을만하다. 메종머스타드가 있어서 소시지에 듬뿍 찍어 먹었다.

다행히 비가 그쳤다. 밤새 내린 비 덕분에 강물이 무서운 기세로 흐른다. 보스니아의 슬픈 역사가 강물에 녹아 흐르는 듯 보인다.

세계1차대전의 시발점 라틴다리 <세계1차대전의 시발점 라틴다리>

세계1차대전의 시발점이 된 라틴다리에 도착해서 실망했다. 작은 다리에서 세계를 뒤집은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미리 찾아본 여행사가 문이 열려있다. 10시투어는 신청자가 없어서 캔슬됐다. 오늘 하는 투어가 없단다. 보스니아에 대한 상식이 없어서 가이드 설명 들으면서 다니고 싶었는데 할수없다. 대신 시티맵 얻어서 자체적으로 셀프워킹투어를 시작했다.

시청이자 국립도서관 <시청이자 국립도서관>

순서대로 시청이자 국립도서관부터 갔다.

하늘에서 보면 삼각형 <하늘에서 보면 삼각형>

하늘에서 보면 삼각형건물인데 강 건너서 보니 번듯하니 잘생겼다. 전쟁 당시 파괴된 것을 재건한것이란다.

2번은 냄비거리인데 거리 자체가 볼거리다. 가게마다 금속 두들겨 만드느라 분주하다. 예쁘게 생긴 아가씨가 들어와서 사진찍으란다. 물건을 사라고 강요하지않는다. 사라예보의 상징인 광장의 세빌리에 갔다.

세빌리샘물 <세빌리샘물>

세빌리샘물을 마시면 사라예보에 다시 돌아온단다. 광장을 중심으로 올드타운거리가 거미줄처럼 펼쳐진다. 지도 보면서 보물찾기하는 기분이다.

이슬람대저택 <이슬람대저택>

이슬람대저택에 들어가서 티켓을 샀다.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찍어도 되는데 인터넷에 올리면 안된단다. 대저택답게 방도 많고 거실도 많다. 벽난로가 특이하다. 러시아궁전벽난로와 비슷하다. 화장실 구멍이 너무 작아서 일볼때 신중을 기해야 할듯하다.

올드처치 <올드처치>

올드처치라 되어있어서 들어갔다.

정교회 <정교회>

정교회다. 세계 5대 교회란다. 예배당은 그냥 들어가도 되는데 박물관티켓도 사고 초도 3개를 샀다.

예배당 안에 들어서자 바로 탄성이 나왔다. 성스럽다. 내가 정교를 좋아하는 이유가 금욕적이고 무게감있어서이다. 딱 그 느낌 그대로다. 박물관 소장품들은 많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역사가 느껴진다.

모스크들도 들어가고 대충 둘러보는데 눈에 뜨이는 투어샵이 보인다. 들어가니 상큼한 아가씨가 앉아있다. 오늘 가능한 투어가 있냐고 물었더니 있단다. 내가 하고싶은 내용이 다 들어 있다.

클린턴가이드 여행사 <클린턴가이드 여행사>

클린턴을 안내했던 가이드가 일하는 여행사다. 클린턴을 안내했던 가이드는 장기출장중이다.

1시투어를 예약하고 나머지 남은 부분을 다시 뒤지고 다녔다. 모스크도 돌아보고 시장도 가보고 성당도 들렀다.

이스탄불 바자르 분위기인 베지스탄 내부 <이스탄불 바자르 분위기인 베지스탄 내부>

전통시장인 베지스탄은 터키의 바자르와 닮아있다. 오스만투르크가 느껴진다.

시내 중심 정교회에도 들렀다. 성당에도 촛불 밝히고 정교회에도 촛불 밝혔다. 정교회직원이 좋아하며 촛불 밝히는 자리도 알려주고 사진도 찍어준다. 내일 미사 시간을 물어보니 10시란다. 내일 보자고 인사하고 나왔다. 정교회미사는 매력적이다. 티벳불교의식하고도 닮아서 좋다.

사라예보시내를 대충 돌아본 느낌이 묘하다. 각자 다른 종교들이 희한하게 한곳에 모여있다. 히잡 쓴 여인들이 발랄한 백인여인들과 어울려다닌다. 내가 와있는 곳이 보스니아인지 터키인지 그리스인지 혼돈스럽다.

1시가 되어서 투어샵으로 갔다. 네덜란드에서 온 두 남자와 뉴욕에서 온 소년이 한 팀이다. 가이드는 이든이라는 젊은 청년이다. 뉴욕에서 온 소년이 안녕하세요란다. 한국인친구들이 많단다. 코리아타운에 가서 머리를 한단다. 플러싱은 안 가봤다고 해서 다음에는 플러싱가보라고 했다. 맨하탄에서만 노는 퀘백출신 소년이다.

옐로우포트리스 도착 <옐로우포트리스 도착>

투어는 먼저 옐로우포트리스부터 시작한다. 차를 타고 움직이니 좋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25] 가슴 먹먹한 역사를 가진 ‘사라예보’

요새에 오르니 사라예보가 눈에 들어온다. 눈에 뜨이는 것이 묘지다. 흰색은 무슬림묘지고 검은색은 카톨릭묘지란다. 공존하는 묘지도 있단다. 보스니아 초대대통령묘지가 눈 아래 보인다. 병사들 묘지 가운데 묻혀있다.

설명하는 가이드 <설명하는 가이드>

올림픽스타디움으로 갔다. 무슬림과 카톨릭이 공존하는 묘지 옆을 지난다. 설명만 하고 내리지않고 패스한다. 시내를 지나면서 계속 블라블라한다. 시청이 폭격 당해서 서적이 10%만 남았단다. 보스니아의 로미오와 쥴리엣이야기를 해준다. 무슬림여자와 세르비아정교 남자가 9년동안 사랑하다가 전쟁 중 죽었는데 블라블라

터널박물관에 도착했다. 내가 이 투어에서 가장 관심있는 곳이다. 이든은 터널박물관에 도착하니 기다렸다는 듯 열변을 토한다.

“세르비아와 전쟁 때 어쩌고 저쩌고”

[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25] 가슴 먹먹한 역사를 가진 ‘사라예보’

터널이 사라예보시민들을 살리느라 물자를 공급했단다. 그래서 희망 터널이라 부른단다.

폭탄자국에 붉은 페인트를 부은 사라예보의 장미 <폭탄자국에 붉은 페인트를 부은 사라예보의 장미>

입구 바닥에 핏빛 장미가 그려져 있다. 폭탄 자국을 붉은 페인트로 채운거란다. 시내곳곳에서 자주 만난다는데 생각없이 다녔더니 생소하다.

네덜란드 두 남자는 신났다. 역사공부하러온 학생처럼 열심히 질문하고 공부한다. 나와 뉴욕 소년은 전쟁이야기라 우울하다. 수 만명이 어떻게 죽었고 아이들도 잔인하게 죽었다.

유지비를 감당못해 폐허가 된 봅슬레이 <유지비를 감당못해 폐허가 된 봅슬레이>

터널을 돌아본 후 다시 차를 타고 산길을 달려 봅슬레이 경기장으로 갔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단다. 유지비용이 비싸서 폐허처럼 방치를 해놓았단다. 산 위라 내 눈에는 트레일 안내판만 들어온다. 하산하는 길에 사라예보시내가 내러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세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25] 가슴 먹먹한 역사를 가진 ‘사라예보’

전쟁 당시 이든은 6살이었다. 당시 기분을 물었더니 패닉상태였단다. 친구가 바로 옆에서 죽었단다. 친하게 지내던 이웃이 갑자기 적이 되어 총을 겨누고 잔인한 짓을 하는 것을 봤단다. 우리 애들 나이인데 전쟁을 겪고 별일을 다 당했다. 우리 애들이랑 또래인데 철없는 애들이라고 하니 씁쓸하게 웃는다. 투어를 마무리하는 기분이 우울하다.

시내로 돌아와서 기사와 일행 모두와 인사를 나누었다. 각자 헤어져서 갈 길로 갔다.

맛있는 체바피식당 <맛있는 체바피식당>

나는 투어샵매니저가 추천한 식당으로 갔다. 보스니아 체바피를 제일 잘하는 식당이라는데 허름하다. 소고기 도뇌르를 속에 넣고 양파와 함께 나오는데 맛있다. 가격을 보고 더 놀랐다. 2천원정도다. 보스니아에서 먹은 음식 중 제일 맛있게 먹었다.

오늘 하루가 참 길었다. 보스니아의 역사 속으로 빠지니 세상이 다 슬퍼보인다. 갑자기 날까지 추워진다. 마음은 날씨보다 더 춥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발칸편 Day-25] 가슴 먹먹한 역사를 가진 ‘사라예보’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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