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허여사의 여행일기 히말라야편 Day-17] 마나슬루 트레킹(14)

발행일시 : 2018-03-12 08:00
숙소집아들과함께 <숙소집아들과함께>

아침에 일어나 부엌으로 와서 달에 든 팥국물을 넣어서 죽을 쒀서 먹었다. 이 동네 달에는 팥이 많이 들어있어서 맛있다. 완전 팥죽쒀먹은 기분이다. 점점 달밧에 적응되니 은근 중독된다.

한참 먹고있는데 옆방 라마께서 떠나시는 모양이다. 얼른 나가서 천루피를 드리면서 불전으로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이방인은 우리뿐인 <이방인은 우리뿐인>

부엌으로 와서 다시 밥을 먹는데 라마께서 들어오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라마는 인도 다름살라에 다녀오시는 길이란다. 로의 곰파에서 스님들을 가르치신단다. 우리가 마이소르의 티벳캠프에 간적 있다하니 반가와하신다. 스님도 자주 가시는 곳이란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히말라야편 Day-17] 마나슬루 트레킹(14)

내가 드린 돈은 불전으로 올리고 축원해줄테니 이름을 적어달란다. 갑자기 목이 메인다. 우리축원은 필요없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위해 빌어달라고 했다. 감동이다. 마나슬루전망이 가장 아름다운 로의 곰파에서 시부모님과 엄마의 이름이 불리워진다니 그이상 기쁠수가 없다.

숙소옆 당나귀일행 <숙소옆 당나귀일행>

오늘 하루도 열심히 걷기로 했다. 숙소옆에서 묵던 당나귀일행들도 같이 출발한다. 당나귀들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가니 지루하지않다.

오늘 걷는 길에서도 트래킹하는 사람들은 하나도 볼수가 없다. 마나슬루트래킹이 어떤지 짐작이 된다. 호주팀과 헤어진 이후 한번도 트래킹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마나슬루지역에서 이방인은 우리뿐인듯 싶다.

이방인은 우리뿐인 <이방인은 우리뿐인>

배탈났던 가게숙소를 지났다. 내가 앞장서서 걷던터라 들어가서 콜라 한병을 달라고했다. 수줍어하며 교태를 부리던 모습은 간데없이 두병마시라고 권한다. 두병달라고 했다. 두병으로 셋이서 나눠마셨다. 빔이 어색해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설사덕분에 다이어트를 제대로 해서 사실 기분나쁘진 않다. 빔이 주인여자교태에 넘어가서 묵은 숙소에서 나름 추억을 즐겼다. 밤에 느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히말라야편 Day-17] 마나슬루 트레킹(14)

다시 길을 열심히 걸어서 뎅에 도착했다. 올라가는 길에 점심먹었던 식당에 들어갔다. 주인이 알아보고 반가와한다. 외국인이라곤 우리밖에 없으니 알아보는것이 당연한 일이다.

점심을 시키고 앉아있는데 밖에 백인이 지나간다. 호주팀이후로 처음보는 외국인이다.
반가와서 반사적으로 나갔다. 미국 오레곤에서 왔단다. 젊은 친구들끼리 온 모양이다.

쭘밸리는 안가고 로까지만 간단다. 그이상은 눈때문에 가지도 못한다고 알려줬다. 마나슬루라운딩코스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 로라서 로까지만 가는 사람들도 많은 모양이다. 이런저런 정보를 주고 잘다녀오라고 빌어줬다.

당나귀들 <당나귀들>

점심을 먹고 다시 하산길을 서둘렀다. 오르락내리락 열심히 당나귀들 뒤를 따라가는데 앞서가던 당나귀들이 갑자기 선다. 휴식시간을 가지는 모양이다. 할수없이 우리도 섰다.

개와 함께 간식타임 <개와 함께 간식타임>

개한마리가 나타나서 애교를 부린다. 어제 먹다 남은 쿠키를 주니 잘도 받아먹는다. 더이상은 줄것이 없다. 당나귀휴식시간이 길어져서 더이상 지체하기가 어렵다. 빔이 당냐귀를 한쪽으로 밀어주고 길을 건넜다.

한참 가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보니 개가 따라온다. 돌아가라고 해도 안간다. 날 좋아하는걸 보니 숫놈인가 보다.개 주제에 보는 눈은 있나보다. 가끔은 앞장서서 길안내까지도 해준다.

개가 따라온다 <개가 따라온다>

마을 몇개를 지나도록 따라온다. 결국 오늘의 목적지 치소빠니까지 따라왔다. 숙소주인이 반겨준다. 눈때문에 돌아왔다하니 좋아한다. 반겨주는 사람이 있으니 기분은 좋다.

짐을 풀고 옷도 갈아입고 쉬다가 저녁먹으러 부엌으로 갔다. 앉아서 달밧과 모모를 기다리는데 오늘 함께 걸은 마부가 들어온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숙소 부엌에서 저녁 기다리는 중 <숙소 부엌에서 저녁 기다리는 중>

마부와 손님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데 빔은 끼지를 않는다. 무슨 말 하는거냐고 물으니 빔도 모른단다.
티벳말이란다. 이동네에선 네팔말이 통하지않는 모양이다. 자기들끼리는 대부분 티벳말을 쓴다.

저녁을 먹고 양치질하고 방으로 왔다. 반겨주는 집의 익숙한 방에 누으니 기분이 좋다. 오늘 하루 갭에서 치소빠니까지 20km를 오르락내리락 걸었다. 다리가 뻐근하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히말라야편 Day-17] 마나슬루 트레킹(14)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 2018 nextdail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주)넥스트데일리 | 등록번호 : 서울 아 01185 | 등록일 : 2010년 03월 26일 | 제호 : 넥스트데일리 | 발행·편집인 : 구원모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 123, 701호ㅣ발행일자 : 2005년 08월 17일 | 대표전화 : 02-6925-6318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나성률

Copyright © Nextdail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