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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여사의 여행일기 태국편 Day-9] 후아힌(2)

발행일시 : 2018-04-27 09:00
[허여사의 여행일기 태국편 Day-9] 후아힌(2)

대망의 송크란데이다. 방콕까지 가는 길이 밀릴까 걱정이다. 5시50분에 리조트정원에 모여서 다 같이 일출을 봤다. 먼 바다에 구름이 깔려있어 극적인 일출을 맞이하지는 못했다.

조식뷔페 <조식뷔페>

이번 여행 중 가장 좋은 숙소인데 오래 머물지 못해 아쉽다. 풍성한 조식뷔페를 제대로 즐길 시간이 부족하다. 서둘러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을 했다.

방콕으로 가는 길은 막힘없이 잘 달린다. 맞은편 방콕을 빠져나오는 차량들이 태국최대의 명절임을 실감나게 한다. 차들이 도로에 서있는 듯 겨우 조금씩 움직인다.

짐톰슨하우스 <짐톰슨하우스>

방콕 짐톰슨하우스에 도착했다. 태국여행 기념으로 하나씩 샀다. 실크제품은 다소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면제품 하나정도는 살만하다. CIA국장출신으로 실크왕이 된 후 정글에서 실종된 짐톰슨은 전설이 되었지만 그의 제품은 아직도 사랑받고 있다.

송크란축제 <송크란축제>

송크란 축제기간 동안은 태국전체에서 물세례를 받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카오산은 세계 각국에서 송크란을 즐기러온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우리도 현장에 도착했다. 짜오프라야강이 보이는 강가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친구들이 점점 태국음식에 빠져든다.

점심 먹고 카오산의 중심으로 향했다. 거리는 송크란 물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있다. 슬슬 발동이 걸린다. 여기저기서 물 탄환이 날아온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태국편 Day-9] 후아힌(2)

카오산로드에 도착하니 발 디딜 틈이 없다. 신나는 음악이 흐르고 무대 위에서 춤추는 사람들도 있다. 다 같이 신나게 축제를 즐긴다. 송크란축제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진화하는 듯 보인다.

오래전에는 양동이로 퍼붓거나 물 호스로 뿌리기도 했다. 지금은 세련된 물총들이 난무한다. 우리는 그 속에서 총알받이가 되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명실공히 남녀노소가 즐기는 세계최고의 축제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태국편 Day-9] 후아힌(2)

축제를 즐긴 후 007작전을 치르듯이 차를 만나서 일본식 온천으로 갔다. 생긴 지 오래 되지 않아 보인다. 송크란축제를 즐긴 후 공항에 가기 전 샤워하고 옷 갈아입기엔 최고의 장소다. 마사지사들이 고향으로 내려가 오늘은 마사지가 안 된단다.

온천에서 목욕하고 저녁 먹고 친구들과 남은 시간을 보냈다. 헤어질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4박5일 송크란축제 덕분에 여행의 격이 달라졌다.

일본식 온천 <일본식 온천>

여고동창들과 함께한 여행이라 의미가 깊다. 고향친구들이라 나에게는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 여고를 졸업한지 오랜 시간이 흘러 중년의 여인들이 되어 다시 만났다. 초등학교부터 같이 다닌 친구도 있다.

여행 내내 어린 시절 추억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때론 그리움에 눈물 흘리기도 했다. 바다를 보며 내 고향 앞바다를 떠올리고 함께 그 시절을 추억했다.

친구들과 가볍게 태국여행이나 하자고 시작한 것이 송크란축제와 겹치면서 일이 커졌다. 처음 계획을 수정하고 일정조정을 다시 했다. 여행을 하는 동안 주제가 다시 바뀌었다. 50대 중년아줌마들의 여행이 점점 단발머리 여고생들의 수학여행이 되었다.

썰렁한 호텔방 <썰렁한 호텔방>

여고시절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을 우리는 함께 했다. 경상도사투리로 격 없이 아무 말이나 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다들 이해해준다. 수십 년 만에 느껴보는 고향의 푸근함을 느꼈다.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에 나와 살아오면서 잊고 지냈던 고향 품에 안긴 기분이었다.

친구들을 떠나보내고 호텔방에 들어오니 썰렁하다. 방이 유난히 크다. 갑자기 빈자리가 확 느껴진다. 희한하게도 피곤하지가 않다. 친구들과 동심으로 돌아가 송크란을 즐기는 동안 정신적 피로를 다 날린 기분이다.

여행 중 최고의 여행은 시간여행인 것이 분명하다. 헤어지던 순간 친구가 한말 중 귀에 계속 울리는 소리가 있다. "문디가시나야 조심해라." 나의 남은 여행을 걱정해주는 진심이 느껴진다. 하루를 정리하고 일기를 쓰는 지금 내 눈이 흐려진다.

맘속에서 뭔가 울컥한다. 이 감동이 내 남은 여행의 힘이 되리라 믿는다. 친구들아 고맙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태국편 Day-9] 후아힌(2)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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