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스타트업에 투자가 활성화 되면서 스타트업들의 관심이 재무에 쏠리고 있다. 기업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두는 것은 물론이고,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월가의 거물급 인사들을 영입하며 단단한 재정적 버팀목을 세우고 있다.

세계적인 스타트업 기업 우버의 CEO 트레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은 CNBC 인터뷰에서 “우버의 전략은 경쟁업체들만큼 많은 자본을 조달하고, 경쟁업체들만큼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는 것이다. 손익계산서상의 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지출한다면 결과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실천하여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것이다.”라며 성공한 스타트업 기업의 핵심전략 중심에는 재무가 있음을 드러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IT(정보기술)기업 구글은 2015년 5월 월가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루스포랫(Ruth Porat)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하였다. 이적 후 포랫의 첫 실적은 2분기 순이익이 39억 달러(약 4조4800억 원, 주당 6.51달러)로 2014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7% 증가했고 전체 매출은 177억2700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1% 늘어났다. 영업비용 증가율은 13%로, 1분기의 21%에서 낮아졌다. 포랫은 아마존, 이베이 등 IT 기업의 기업공개(IPO)와 2008년 금융위기 시 모건스탠리의 재무책임자로서 조직을 안정시킨 등의 경험이 있는 재무통이다.

재무관리의 역할을 강조하는 스타트업 기업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트위터는 골드만삭스 출신 앤서니 노토(Anthony Noto)를 CFO로 영입했다. 동남아시아의 우버라 불리는 ‘그랩택시’은 노르웨이 통신 네트워크 회사 Relacom에서 린다 호그룬(Linda Hoglund)을 영입했다. 그랩택시는 최근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와 미국의 기술 투자회사인 코아슈 매니지먼트(Coatue Management), 디디콰이디 등에서 3억5000만 달러(약 4140억 원)의 투자받았다.

피보털 리서치그룹의 브라이언 위저 선임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늘어난 현금을 얼마나 계획적이고 효율적으로 잘 쓰는지가 중요해졌다.”며 앞으로 스타트업 기업의 체계적인 재정관리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을 시사하였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중소기업청이 7월 26일 발표한 ‘2016년 상반기 벤처 투자동향’에 의하면 창업 초기기업(3년 이내) 및 창업 3~7년 기업에 대한 투자비중은 57.1%에서 70.0%로 확대되었고, 투자금액도 5,674억원에서 6,643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기업의 가치를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견고한 자금계획을 세워 투자금을 집행해야하는 스타트업의 재무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재무는 뚜렷한 숫자를 바탕으로 정확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과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스타트업 기업에게 선행되어야 할 필요조건이다. 이에 한국CFO스쿨 심규태 대표는 “점차 고도화 되는 환경 하에서 스타트업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CEO 혼자의 역량으로 헤쳐나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지금까지 CEO의 기업가정신에 대한 중요성만 강조된 측면이 있어 스타트업에 맞는 유능한 CFO를 양성하여 스타트업 성공을 위한 충분조건을 갖추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에 한국CFO스쿨 스타트업 아카데미는 스타트업 CEO의 재무역량을 높이고, 유능한 CFO를 양성하기 위해 ‘스타트업 CFO 양성과정’을 개설한다. 스타트업을 위한 재무회계, 투자유치, IPO, 세무, 법률, 특허 등의 스타트업 재무경영에 필요한 핵심내용을 다루고 관련분야 전문가 네트워크와 수료증을 제공한다. 특히, 스타트업 CFO를 희망하는 취준생 및 청년그룹과 다양한 분야의 사회경력이 있는 경력자들이 스타트업 CFO로 새로운 직업에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스타트업 분야 취업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 10월 22일부터 11월 12일까지 매주 토요일 진행된다.

이향선기자 hsle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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